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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와 인류⑥] AI 미래, 선택의 골든타임… '속도'보다 '방향'이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의가 단순한 효용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질문이 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기술'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생성형 AI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지...

[AI와 인류⑥] AI 미래, 선택의 골든타임… '속도'보다 '방향'이다

AI는 인간의 거울… ‘인간다움’ 재정의할 때

격차와 불평등 넘어 ‘공영’의 열쇠 찾아야

GAFH 2026, 구호 넘어 ‘실천적 규범’ 제시

“기술은 인프라, 결정과 책임은 인간의 몫”

AI 미래, 선택의 골든타임 ‘속도’보다 ‘방향’이다. (출처: 챗GPT)

생성형 AI의 등장은 기술 혁신을 넘어 사회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제 AI는 선택 가능한 도구가 아니라 전기·통신처럼 작동하는 사회 인프라가 됐다. 이 거대한 전환 속에서 국가의 역할, 기업의 책임, 시민의 권리는 어떻게 재정립돼야 할까. 세계는 기술 경쟁과 함께 위험 관리와 책임 설계를 둘러싼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는 6회 연재를 통해 AI 거버넌스의 방향과 한국의 전략을 점검하고 그 끝에서 ‘인류 공영’이라는 미래 가능성을 모색한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기술은 이미 사회 인프라가 됐다. 문제는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작동하느냐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의가 단순한 효용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질문이 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기술’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생성형 AI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2~3년이 지났을 뿐이다. 그 사이 AI는 의료 진단 보조 시스템으로, 교육 플랫폼으로, 금융 리스크 분석 도구로, 물류 최적화 엔진으로 스며들었다. 인류가 만들어낸 기술 중 이토록 빠르게 일상의 결을 바꾼 것은 드물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다. 방향이다.

AI가 불평등을 심화할 것인지 완화할 것인지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AI 격차 현실화… 글로벌·국내 불평등 심화 우려

국제기구의 분석은 냉정하다. AI 기술 개발은 미국·중국·유럽 등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고, 디지털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지역은 AI의 혜택보다 일자리 대체와 알고리즘 편향 등의 충격을 먼저 감당해야 할 처지다. 생산성 이익이 특정 국가와 기업에 집중될수록 이른바 ‘AI 격차’는 기존의 디지털 불평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질 수 있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의 AI 도입 격차, 청년 세대와 고령층 간의 활용 역량 차이, 수도권과 지방의 인프라 불균형은 이미 현실의 문제다. AI가 ‘모두를 위한 기술’이 되려면 기술 개발의 속도만큼이나 분배 구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AI에게 물었다. 현시점 인류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영화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이 던진 질문, 지금 현실이 되다. (출처: 챗GPT)

◆윤리 없는 AI는 도구가 아닌 무기

AI가 인간 사회에 깊이 통합될수록 윤리의 문제는 더 이상 학문적 담론에 머물 수 없다. 딥페이크, 개인정보 침해, 알고리즘 편향은 이미 현실에서 작동 중인 위협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규범의 형성 속도를 압도하는 지금 사회가 묻고 있는 것은 단순하다. ‘AI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이에 대해 신경윤리·가치AI융합교육연구소 소장인 박형빈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는 AI 윤리의 핵심을 “기술과의 공존 속에서도 인간 존엄의 불가침성을 지키고 알고리즘의 결정론에 매몰되지 않는 도덕적 주체로서 인간의 정체성과 실천적 책임을 분명히 확보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장 역시 “AI 윤리는 결국 인간 존엄성에 대한 책임감”이라며 기술 고도화에 따른 인간의 윤리적 책무를 역설했다.

AI에 아무리 뛰어난 역량이 있다 해도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인간의 감시와 개입이 요구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기술은 달라졌지만 우리의 질문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AI 시대에도 이 본질적인 물음은 유효하다.

◆‘인류공영’ 개념, 구호에서 설계 원칙으로

지난 2025년 5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에서 채택된 ‘시대정신 선언’은 AI 시대의 핵심 방향타로 ‘인류공영(人類共榮)’을 내세웠다. 개인이나 국가,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인류 전체의 공동 번영이 AI 발전의 목적이 돼야 한다는 선언이었다.

장래혁 학과장은 현 상황을 “인간 고유역량에 대한 도전과 공생의 시기”로 진단한다. 이는 자유·평화·평등·생명 존중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AI의 설계부터 활용 전 과정에 내재화돼야 한다는 요청과 맞닿아 있다.

한국은 AI 자체 기술에서 미국·중국을 추격하기는 어렵지만 제조업과 다양한 산업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 강국’을 넘어 ‘규범 국가’로 전환할 수 있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국제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인류 공영의 가치를 주도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자산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AI는 인간을 시험하는 거울

AI는 스스로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다. AI가 평화의 도구가 될지 갈등의 수단이 될지, 그 선택은 인간의 몫이다. 박형빈 교수는 AI 시대를 “인간이 AI라는 새로운 종과 조우하며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 시대”라고 정의한다.

AI는 인간의 뇌를 닮아 만들어졌고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가 인간에게 던지는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뇌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21세기가 요청하는 것은 결국 인간다움의 회복, 내적 역량의 심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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