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석 펜시브 대표
구글 엔지니어 등 업무 경험
2024년 AI 채점 플랫폼 개발
대형 강의 교수들 업무 줄여
전세계 100여개 대학서 사용
최근 美 VC서 100억원 투자도
대학 중간고사가 끝난 후 100명이 넘는 학생의 시험 답안지를 채점해야 하는 A교수. 예전 같으면 밤을 새우며 일일이 답안에 점수를 매겨야 했지만, 최근엔 상황이 다르다. 펜시브 플랫폼에 학생들 답안지를 스캔해 넣으니 미리 입력해 둔 채점 기준표에 따라 인공지능(AI)이 평가를 하고 점수까지 산출해냈다. 이 모든 과정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AI가 서술형 답안지 채점까지 하는 시대가 됐다. 수많은 학생의 필적이나 모호한 표현들까지도 채점 기준표에 맞게 분석한다.
현재 하버드, UC버클리, 컬럼비아대, UCLA 등 전 세계 주요 대학 등 100개 이상 학교 교수진이 사용하고 있는 이 시스템을 개발한 인물은 양윤석 펜시브 대표(CEO·사진)다.
2024년 설립된 펜시브는 대학에서 서술형 채점과 피드백을 자동화하는 AI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양 대표는 "대형 강의에서 수백~수천 명의 학생 과제를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펜시브의 AI 에이전트는 채점 시간을 기존 대비 최대 10배 단축시켜 준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교수가 채점 기준표를 플랫폼에 입력하면 AI가 이를 기반으로 평가를 하는데, 교수들에 따르면 채점 정확도는 99%에 달한다"고 말했다.
펜시브 자동채점 솔루션은 현재 누적 300만개가 넘는 문제를 채점했다. 1000명 이상 학생이 수강하는 대형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양 대표가 보여준 시연 영상에 따르면 학생 답안지를 스캔해 펜시브 플랫폼에 업로드한 후 채점 버튼을 누르니 옆에 나와 있는 채점 기준표에 따라 자동으로 점수가 매겨졌다. 복잡한 수식이 난무하는 수학 문제였지만, 펜시브는 학생이 쓴 답안 내용을 빠르게 분석해 점수를 산출했다.
펜시브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센서 정보 등 서로 다른 형태 데이터(modality)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AI를 활용하고 있다.
플랫폼 개발에는 양 대표의 대학 시절 경험이 녹아 있다. 양 대표는 UC버클리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AI 연구원, 구글 엔지니어 등으로 일하는 등 AI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UC버클리 재학 당시 2000명이 넘는 대형 강의에서 종종 수업을 들으며 조교로 시험 답안지 채점을 한 경험도 기술 개발에 영감을 줬다고 한다.
양 대표는 "'똑같은 채점 기준표에 따라 채점을 하는데 AI로 간소화할 수는 없을까'라는 물음이 펜시브의 시작점이었다"면서 "대학을 졸업한 후 AI 기술을 기반으로 수많은 답안과 채점 기준표 데이터를 학습시키며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물론 처음엔 난관도 많았다. 'AI가 과연 다수 학생의 다양한 답안지를 일일이 채점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었다. 양 대표는 "'이건 단순한 AI가 아니라 교수님의 강의계획서와 평가 기준, 문제 출제 스타일까지도 학습해 채점과 피드백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직접 써 본 교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사들도 러브콜을 보냈다. 펜시브는 올해 초 687만달러(약 100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메이필드가 주도했다.
양 대표는 "앞으로 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학습, AI 기반 학습 경로 설계, 대학 외 직무 교육 및 채용 영역으로의 확장을 통해 단순한 도구를 넘어 교육과 평가를 연결하는 AI 네이티브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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