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피해 1조2578억 역대 최대
딥페이크 활용 등 수법 정교해져
60대이상 고령피해자 30% 넘어
지난해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관련 범죄 근절을 위해 칼을 빼 들었지만, 인공지능(AI) 기술 발달 등으로 수법 역시 빠르게 진화하면서 노령층을 중심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 원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가 1조 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22년 5438억 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뒤, 2024년 8545억 원으로 급증하며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해외 발신 보이스피싱 범죄 대부분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적발된 피해의 94.2%가 중국이었고, 다음으로 베트남(4.1%), 태국(0.58%) 순이었다. 지난해 1∼7월 기준 피해자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514명(30.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 이하 3534명(24.0%), 50대 3217명(21.9%), 40대 1859명(12.6%), 30대 1583명(10.8%)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60대는 전년과 비교해 85.4%, 70대 이상은 29.7%씩 늘어나 고령층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정부의 대응 강화에도 불구하고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AI 기술 등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범죄 수법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한 조직원 6명은 AI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 여성 등으로 역할을 나눠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을 벌여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피해자 27명으로부터 약 48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조대곤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홍콩의 한 기업 임원이 AI로 생성된 가짜 화상회의에 속아 약 340억 원을 송금한 사례는 AI 기반 초개인화 사기가 이미 현실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안전한 모바일 앱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설계 단계부터 모든 접근을 검증하는 기술을 확립·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피싱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와 ‘피싱 범죄 피해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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