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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AI가 책 쓰는 시대… “인간만이 쓸 수 있는 글로 헤쳐나가겠다”

출판사들, 교양서 대신 문학 집중 전문적 경험 담는 시리즈도 론칭 AI가 책 꽤나 쓰는 시대에 접어들며... 출판사들은 “AI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하고 있다. 은행나무 출판사는 미술 교양서인 ‘아트 에센스’...

AI가 책 쓰는 시대… “인간만이 쓸 수 있는 글로 헤쳐나가겠다”
출판사들, 교양서 대신 문학 집중
전문적 경험 담는 시리즈도 론칭

AI가 책 꽤나 쓰는 시대에 접어들며 출판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생전 해본 적 없던, “인간만이 낼 수 있는 책은 뭘까” 하는 고민이다. 책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이 발급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건수는 41만9543건으로 전년(36만9628건) 대비 13.5% 늘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온라인에서 손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시대, 책은 쏟아지는데도 비(非)문학 도서 판매는 오히려 줄자 출판사들은 “AI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하고 있다.

일러스트=박상훈
은행나무 출판사는 미술 교양서인 ‘아트 에센스’ 시리즈 출간을 최근 중단했다. 인상주의·야수주의 등 미술 사조를 설명하는 교양서 시리즈인데 왜 중단했을까. 주연선 은행나무 대표는 “AI가 쓸 수 있는 시리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최근 직원들에게 ‘인간만이 낼 수 있는 책을 기획하자’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먼저 올해는 문학의 지평을 넓히기로 했다. 창사 이래 첫 자체 신인문학상인 ‘악스트 신인문학상’을 제정해 문학 작품을 받고 있다. 여기에 규정을 통해 “AI 저작물로 의심될 경우 본문의 5% 내외를 선택해 글 작성에 AI를 이용했는지 무작위로 검토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은행나무 하면 소설이지만 처음으로 시인선도 준비하고 있다.

지식 교양 출판사 ‘어크로스’도 고민이 많다. 생성형 AI 사용이 늘면서 사람들이 짧은 지식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성과 실용성이 강한 책은 더 이상 독자들이 찾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 출판사는 ‘지식’을 보다 큰 틀에서 다뤄볼 계획이다. 김형보 어크로스 대표는 “예컨대 독자들은 소크라테스의 어떤 이야기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서양 철학사를 개괄하기 위해 책을 집어 든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취재와 경험이 담긴 작가만의 고유성이 드러나는 원고를 찾아다니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한 개인이 쌓은 경험과 서사는 AI로 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에세이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AI가 줄 수 없는 구체성과 전문적 경험을 담는 것을 목표로 5월쯤 ‘진심’ 시리즈를 론칭할 계획. 이 출판사가 에세이 시리즈를 내는 것은 2011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창비는 지난달 열린 60주년 행사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강조했다. 황정아 편집부주간은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 활동으로서 ‘읽기’의 잠재성을 최대한 실현해 보려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문학의 사상적 뿌리와 성과를 다루는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연속 기획을 계간지 ‘창작과 비평’에서 시작했다. K문화 확대에 기반한 IP(지식재산권) 사업도 준비 중이다. 작품의 영상화나 공연화 등 출판을 기반으로 한 창작 IP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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