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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AI 국민배당금 = 기업 이윤 빼앗기' 아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빅테크들은 최근 AI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인간의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의미다. 이에...

' AI 국민배당금 = 기업 이윤 빼앗기'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인공지능(AI) 국민배당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기업의 이윤을 빼앗는 공산당 본색'이라고 날선 공격에 나섰고 여권에서는 '또 색깔론'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국민배당금에 대한 진실과 비판을 팩트체크를 통해 점검해 본다.

◆'국민배당금'은 특정 기업 이윤 뺏기?= 야권 비판의 핵심은 김 실장의 제안이 특정 기업으로부터 이윤을 빼앗아 와 국민에게 나눠주는 '공단당 본색'이라고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배당금에 대해 "드디어 공산당 본색이 드러났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정부가 강제로 뺏어서 나눠주겠다는 것이다"며  "내가 노력해서 번 돈을 정부가 가져가서 나눠준다면, 그게 바로 공산주의 배급경제"라고 맹비난했다. 오세훈 국힘 서울시장 후보는 한 걸음 더 나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할 정책 사령탑이 오히려 혼란과 분란을 부추기는 형태,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김 실장을 즉각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문제는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이 과연 기업으로부터 이윤을 빼앗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 실장은 국민배당금을 제안하면서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초과세수'라는 단어다. 기업으로부터 이윤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AI로 인해 예상하지 못했던 막대한 세금을 거뒀을 경우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논리로 초과세수가 없다면 국민배당금도 없다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그가 "초과 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얘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일부 언론이 '김 실장이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를 주장했다'는 음해성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초호황은 기업의 능력만으로?= '국민배당금'의 배경에는 반도체 초호황이 자리잡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국힘 등 야권은 최근 반도체 초호황이 기업이 자신들의 힘만으로 이룬 결실이라고 주장한다. 기업의 혁신능력과 과감한 투자가 지금의 초호황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1983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도쿄선언으로 당시에는 국내에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반도체 산업 진출을 이뤘고 SK하이닉스는 D램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1위 자리에 올랐다. 양사의 끊임없는 노력이 초호황의 과실로 이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의 성장은 기업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용인 반도체 산단 조성 과정만 봐도 그렇다. 산단 가동을 위해서는 15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하다. 용인에서는 해결할 수 없으니 다른 지역에서 끌어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약 1만개의 송전탑을 세워야 한다. 지방 정부와 지역 주민들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를 책임진 곳은 기업이 아닌 정부다. 최근 핫이슈로 등장한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추는 것을 막기 위해 등장한 구원투수는 중앙노동위원회를 비롯한 정부였다. 비록 중노위 사후중재가 실패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의 반도체 초호황은 결코 기업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반도체 주가 하락은 김 실장 발언 때문?= 시장 일각에서는 김 실장의 발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잘 나가던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12일 "김 실장의 글이 이날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촉발했다"며 “투자자들이 해당 제안이 실제 어떤 정책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김 실장의 구상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새로운 과세 가능성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김 실장의 발언보다 지나치게 빠른 주가 상승에 있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매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12일 외국인들은 반도체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내며  매도세를 이끌었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 수요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국민배당금 표현 과연 적절했나= 배당이란 기업에서 이익이 발생했을 때 주주에게 나눠주는 일종의 보상 행위다. 지급 규모와 대상도 기업과 주주간 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이런 점에서 안철수 국힘 의원이 "배당을 받고 싶으면 주식을 사서 받으면 된다. 정부기 기업 이익을 대신 나눠주는 것은 자본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면서 "기업의 초과이윤을 전 국민과 나누자고 말한다면 결국 책임과 보상, 노력과 공정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은 '배당'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틀리지 않은 지적이다.

초과세수를 활용하자는 의견과 배당금이라는 표현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미숙한 단어 선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권 일각에서조차 "배당금이란 표현은 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초과 세수' '로봇세' 등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이번 논란이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날 성질의 것은 아니다. AI의 등장으로 인한 변화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빅테크들은 최근 AI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인간의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

우리나라도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과세수를 가져올 경우 이를 어떻게 사용할 지, 복지정책은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원장은 13일 "국맨배당금을 논의한 바 없고 아직도 없다"면서도 “지금쯤 시점에는 우리 한국도 학자들이 먼저 중심이 돼서 빨리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들을 시작해야 할 때는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로봇 도입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로봇세' 논의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많은 인간이 일자리를 잃을 경우 사회적 부담이 적지 않게 발생할텐데 인간 대신 로봇이 일할 때 얻어지는 초과세수를 이를 복지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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