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수 트러스트에이엔씨 물류자동화사업부 전무
최근 국내 물류 산업은 유례없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고금리와 지가 상승에 따른 투자비 부담, 심화되는 인력난,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규제 강화는 기존 물류 인프라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물류와 건축, IT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혁신적 솔루션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트러스트에이엔씨 물류자동화사업부 김찬수 전무다.
김찬수 전무는 물류 대기업에서 38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베테랑 전문가다. 그는 건축 회사였던 트러스트에이엔씨에 합류해 건축 구조체와 물류 자동화 설비를 일체화한 ‘AI 빌딩(AI Building)’이라는 혁신적 개념을 정립하고 사업화의 선봉에 서 있다. 서울 마곡동 본사에서 만난 김찬수 전무에게 AI 빌딩이 가져올 물류 변화와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건물과 설비의 경계를 허물어 효율 극대화
김찬수 전무는 자타가 공인하는 물류 전문가로, 기존 물류센터 건축 방식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전통적인 건축 회사였던 트러스트에이엔씨에 합류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어떻게 건축과 자동화 설비를 접목해 시너지를 낼 것인가’였다”며 “그 고민의 해답이 바로 AI 빌딩”이라고 말했다.
트러스트에이엔씨가 선보인 AI 빌딩의 핵심은 ‘랙 서포티드 빌딩(Rack-Supported Building)’ 구조다. 기존 방식이 건물을 먼저 짓고 내부에 랙을 설치하는 형태였다면, AI 빌딩은 30~40m 높이의 자동화 랙 구조체를 먼저 세운 뒤 그 위에 지붕과 벽체를 직접 시공한다. 랙 자체가 건물의 뼈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 트러스트에이엔씨 AI 빌딩(AI Building)
김 전무는 “AI 빌딩을 통해 체적이 변하지 않더라도 수직 공간을 극대화하면 부지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압도적인 경제적 파급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5,000파렛트(PLT) 보관 기준으로 일반 창고와 비교했을 때 사용 부지 면적은 약 85% 감소하고, 건축비 역시 약 75% 절감된다. 건축과 랙이 일체화되면서 중복 투자 비용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방식은 건물을 지을 때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과도한 투자가 필요하고 보관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AI 빌딩은 랙 구조체가 곧 건물의 뼈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업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투자비를 약 5년 내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셔틀·AI·데이터 결합…안전성과 생산성 동시 확보
AI 빌딩 내부에는 물류 자동화의 대표 격인 AS/RS(자동창고시스템)가 아닌 4-Way 셔틀 로봇 기반의 고속 이송 시스템이 탑재된다. 김찬수 전무는 “AS/RS의 크레인 방식은 크레인이 고장 나면 해당 통로 전체가 멈추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만, 셔틀 시스템은 각 층별로 독립된 로봇이 움직이기 때문에 일부 장비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 운영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 트러스트에이엔씨 AI 빌딩(AI Building) 내부
여기에 트러스트에이엔씨만의 IT 기술력을 더해 생산성을 높였다. AI 빌딩에는 SaaS 기반의 WMAS(Warehouse Management & Automation System)와 WCS(Warehouse Control System) 플랫폼이 탑재된다. 입출고 관리부터 설비 제어, 데이터 분석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되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최적화 로직을 통해 물류 생산성을 최대 3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물류 업계의 화두인 화재 안전과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김 전무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방법령에 따른 철저한 스프링클러 설치는 물론, 셔틀 배터리 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스파크를 차단하는 독자적인 메커니즘을 갖췄다.
더불어 에너지 소비 또한 크레인 방식 대비 훨씬 적어 친환경적이며, 공간 활용도는 25% 이상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AI 빌딩은 결로 현상으로 인해 자동화가 까다로웠던 ‘콜드체인(Cold Chain)’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영하 25도 이하의 극한 환경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특허 기술을 적용했으며, 무인 운영 체계 덕분에 열손실을 최소화해 냉동 에너지 소비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부터 글로벌 시장 정조준
많은 기업이 자동화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불확실한 ROI(투자수익률) 때문이다. 김 전무는 “물류 자동화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결국 ROI”라며, AI 빌딩이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던 물류 자동화 시장을 중견·중소기업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미 인천에서 AI 빌딩 착공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고 밝혔다.
첫발을 내디딘 트러스트에이엔씨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이미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물동량은 많고 부지 확보가 어려운 국가들을 중심으로 AI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최근 중국 기업들과의 미팅을 통해 우리 공법의 독창성과 효율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미국 등 해외 특허 출원과 함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찬수 전무와 트러스트에이엔씨는 향후 AI 빌딩의 해외 진출과 함께 단순한 기계적 자동화를 넘어, AI가 수요 데이터를 분석하고 스스로 재고 위치를 재배치하고 최적의 피킹 경로를 판단하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기반 스마트 물류 기술을 접목해 입출고부터 상차까지 전 과정을 무인화하는 완전 자동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김 전무는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24시간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다크 웨어하우스(불 꺼진 창고)’”라며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설계, 시공, IT 솔루션,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원스톱 토탈 솔루션’을 통해 기존 ‘창고 자동화’ 패러다임을 ‘건물 자체의 자동화’로 바꾸는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K-물류’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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