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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18민주화운동 유족과 생존자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오월의 초상(지은이 김민정, 펴낸 곳 눈빛)'은 5·18 민주화운동 유족과 생존자들 60인의 초상 사진과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엮은 김민정 사진가의 사진집이다.

'5.18민주화운동 유족과 생존자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5.18민주화운동 유족과 생존자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김민정 사진집 ‘오월의 초상’... 전북출신 일반인 양기옥, 김성용신부 소개

이종근

2026년 05월 28일 16:37

승인

2026년 05월 28일 18:32

'오월의 초상(지은이 김민정, 펴낸 곳 눈빛)'은 5·18 민주화운동 유족과 생존자들 60인의 초상 사진과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엮은 김민정 사진가의 사진집이다. 2015년에 펴낸 사진집 '5·18을 생각한다'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번 사진집은, 오랜 시간 그들과 신뢰를 쌓아온 작가가 포착한 ‘오월의 얼굴’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책은 국가폭력에 저항했던 절대적 운명공동체의 아픔을 기억하고, 상실과 고통으로 점철된 5·18의 뿌리 깊은 슬픔을 역사적 동력으로 승화시키는 찬란한 ‘사진으로 세운 기념비’이다.

김민정의 사진은 우회 없이 보는 자에게 다가오는 고전적인 정면 초상 형식을 취한다. 작가는 5·18 유족 및 생존자들과 일정한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지금 이곳의 현실을 살아내는 그들의 얼굴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정밀하게 포착해냈다. 사진과 교직되는 간결하고 객관적인 텍스트는 1980년 광주를 경험한 인물들의 고통과 기억을 왜곡 없이 전달하며, 관객에게 감정적 강요 대신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책 속에는 가슴 아픈 역사의 증인들이 등장한다. 5·18 광주 지역 첫 사망자인 고 김경철의 어머니 임근단 씨, 도청 앞에서 남편을 잃고 시신을 다시 잃어버릴까 두려워 시체 썩는 공포 속에서 밤을 지새웠던 정동순 씨, 첫딸을 출산한 가장 기쁜 날 남편의 계엄군 총격 사망 소식을 마주해야 했던 고선희 씨, 광주상고 1학년의 나이로 도청을 지키다 숨진 故 문재학의 어머니 김길자 씨의 모습이 담겨 있다.

양기옥씨는 영암에서 농기계수리센터 기술자로 일하다가 친구 이삼자를 만나 시위에 참여했다. 당시 남원에 살던 어머니가 형과 함께 영암으로 면회를 왔는데 창살을 두고 몸부림치며 통곡하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1981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정읍출신 김성용 신부는 서울에서 오월 광주의 실상을 정리한 글 '분노보다는 슬픔이'를 쓴 후 자진 출두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고, 1981년 8월 14일 출소했다.

지은이가 기록한 생존자와 유족들의 눈빛은 삶과 죽음조차 초월해버린 대담한 눈빛이자, 우리 시대 민주주의 역사를 활짝 열어준 빛나는 기억 그 자체이다. 처절하지만 웅장하고 아름다운 이 ‘5·18 교향곡’은 보는 이들에게 인간 존재의 고결함을 다시금 깨닫게 할 터이다.

흑백 사진으로 구성된 이 작업은 광주항쟁이 한국 사회에 남긴 역사적·사회적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킨다. 비극적인 상실로 인한 평생의 슬픔이 그녀의 사실적인 사진 속에 깊이 스며 있다.

우리는 작가로 인해 오늘, 가혹한 국가폭력에 저항한 완강한 눈빛, 그들의 슬픔과 위엄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작가는 “촬영했던 분들이 한 분, 두 분 세상을 떠나고 있다. 행방불명자 이창현의 아버지 이귀복 님은 바람처럼 연기처럼 사라진 아들의 흔적을 끝내 찾지 못하고 2022년 세상을 떠났다. 부고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5·18 이후 그들이 감당해야 했을 고통과 아픔을 생각하며 그곳에서는 평화롭게 고통 없이 살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한다"고 했다.

작가는 1975년 전주에서 태어났다.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포토저널리즘)을 전공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목요집회’를 중심으로 민가협 활동을 기록했고, 1998년부터 ‘5.18’ 작업을 해오고 있다. 사진집으로 『5.18을 생각한다』(2015), 『엄마의 보랏빛 꿈』(민가협40 주년기념사업위원회 엮음, 눈빛, 2025)이 있고, 논문 「낸 골딘의 자전적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맥락연구」(2008)를 썼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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