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판소리 다섯바탕/ 전주세계소리축제
판소리 다섯바탕/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가 아니라 '판'이었다. 사람들은 소리꾼의 한 대목에 함께 웃고 울었고 굿판에서는 서로의 안녕을 빌었다. 농악 한마당에서는 어깨를 맞대고 삶의 고단함을 털어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우리 전통예술의 원형인 '판'이 올여름 전주에서 다시 펼쳐진다.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특별자치도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25회를 맞는 축제의 주제는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다. 흩어진 소리와 사람, 전통과 현재를 하나의 판으로 잇고 연희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우리 전통예술의 본질을 되살리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1997년 첫발을 내디딘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지난 25년 동안 판소리를 비롯한 한국 전통음악의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축제는 가장 오래된 전통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우리 소리가 오늘의 관객과 만나는 방식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산조의 밤, 박대성·박범훈 명인/ 전주세계소리축제
축제의 중심은 역시 판소리다. 대표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에서는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명창들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눈대목을 선보인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최소화해 소리꾼의 숨결과 고수의 북장단을 생생하게 전하며 판소리 본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젊은판소리 다섯바탕'에서는 차세대 소리꾼들이 전통의 문법 위에 자신만의 감각을 더한 무대를 펼치며 판소리의 현재와 미래를 들려준다.
한국 전통음악의 깊이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산조의 밤'에서는 박대성과 박범훈 명인이 산조의 진수를 선보이고, '오늘의 시나위'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이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오래된 전통은 젊은 감각과 만나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관객들은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이어지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김소라, '여성농악 – 안녕 평안굿'/ 전주세계소리축제
굿과 농악은 올해 축제의 주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굿은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원의 의미를 전한다.
또 김소라의 '여성농악-안녕, 평안굿'은 여성 연희자의 역동성과 공동체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고창농악보존회의 '만두레 풍장굿'은 농경문화 속에서 피어난 흥과 신명을 오늘의 무대 위에 되살린다. 공연을 넘어 함께 살아온 공동체의 삶과 지혜를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수 집행위원장은 "이번 축제는 연희자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판의 정신을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며 "한국 전통예술이 가진 본연의 감동과 신명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