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2차 전기본 수요 전망 공개
2040년 전력소비량 657.6~694.1TWh
전문가들, 수요 과소·과다 평가 엇갈려
2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국민 정책 토론회에서 수요계획소위원회 위원장인 허진 이화여대 교수가 수요전망 종합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40년 연간 전력 소비량이 최대 694.1TWh(테라와트시)에 달할 것이라는 정부 공식 전망이 나왔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당시 추정한 2038년 최대 전력 수요보다 11% 높은 수치로 이 증분은 대형 원전 7기가 1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처음으로 제시한 미래 전력 수요가 적정한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2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12차 전기본 공개 토론회를 개최하고 2040년 전력 수요 전망을 공개했다.
전기본은 2년마다 수립되는 15년짜리 중장기 계획이자 에너지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특히 2040년까지의 전력 수급 계획을 담는 이번 계획은 이재명 정부가 마련하는 첫 전기본인만큼 새 정부의 전력 정책 방향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중에서도 정부가 이날 공개한 미래 전력 수요는 향후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 각 발전원별 규모를 책정하기 위한 밑그림 역할을 하게 된다.
이때 정부는 지난해 549.4TWh였던 연간 전력 목표 수요(소비량)가 14년 뒤인 2040년에는 657.6~694.1TWh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경제 성장 흐름이 유지되고 전기화 정책이 계획대로 이행되는 기준 시나리오와 낙관적인 경제 성장 및 과감한 탄소 중립 이행을 가정한 상향 시나리오 등 전력 수요를 2개의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이 수요는 2038년까지를 분석한 직전 전기본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증가세다. 11차 전기본 당시 정부는 2038년 목표 수요를 624.5TWh로 예상했는데 이 수요가 2년 만에 5.3~11.1% 급증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증가분은 가동률이 80%인 1.4GW(기가와트)짜리 대형 원전 3~7기기가 1년 내내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첨단산업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화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제성장률과 인구·기온 변화 등 기존 추세만 반영해 소비량을 측정하는 모형 수요는 2040년 612.4~646.4TWh로 11차 전기본의 2038년 모형 수요 655.5TWh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 영향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추세에서 벗어나는 추가 수요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 추가 수요의 경우 11차 전기본 당시에는 2030년대 초반 정점을 찍고 하락해 2038년 1.1TWh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번에는 2040년 27.4~29.3TWh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11차 전기본에서 2038년 15.5TWh였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6.5TWh로 1.7배 늘었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제시됨에 따라 전기화 수요도 2038년 63TWh에서 2040년 112.6~119.4TWh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만 정부와 총괄위의 이 같은 수요 전망이 적절한 분석인지를 두고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국제기구 등의 분석을 보면 AI, 히트펌프, 전기차 등 각종 부문에서 전력 수요가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고 우리 정부 역시 최근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전력 비중을 22%에서 30%로 늘리기로 한 상황에서 이번 전력 수요 전망은 다소 낮은 감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지원 기후변화센터 사무국장은 “투자 지연, 효율 향상, 분산화 등에 따른 수요 하향 리스크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추가 수요가 늘어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만 전력 수요가 늘어날 때 이를 어떤 비용과 방식으로 감당할 것인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기준·상향 시나리오가 있다면 하향, 즉 감속 시나리오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 전망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향후 전기요금을 어떻게 예상했는지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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