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4일 농촌진흥청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사진캡처=KTV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4일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농업용수 안전관리와 농지은행 운영 역량, 농업 연구개발 성과의 현장 활용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날 의원들은 기후변화 대응 기술과 첨단장비의 현장 활용, 농업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운영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농업 분야에 투입되는 예산과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농업 현장의 안전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반도체 폐수·농업용수 관리 도마··· 농지은행 매입 역량도 논란
농업용 저수지의 수질과 용수 공급체계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산업단지의 물 이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농업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폐수가 고삼저수지로 방류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신 의원은 방류수가 저수지의 수질과 수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지적하고, 저수지 물과 방류수의 온도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안개와 농작물 일조량 감소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정감사에서 농업용수 관리 실태와 농진청 비공무원 연구인력의 처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캡처=KTV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기업에 용수를 공급하지 않도록 하는 한국농어촌공사의 관리 지침을 거론하며, 실제 운영 과정에서 지침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농업용수 공급과 관리 실태를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조사·점검 방안을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산업용수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수상태양광 사업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공사의 수상태양광 확대 계획과 관련해 농업용 저수지의 본래 기능과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농촌 재생에너지 보급과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공사가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농지 전수조사 이후 농지은행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입 예산과 인력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농지 매입 수요에 비해 공사가 실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농지은행의 매입·수탁 범위를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추가 수요를 감당할 재정적 여력이 충분한지 따져 물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농지 전수조사 이후 농지은행을 통한 농지 관리가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해 매입·임대 기준과 운영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활용되는 중국산 드론의 보안 문제도 언급됐다. 윤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마련한 보안 대책과 전문가 검토 결과를 농업인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불필요한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재해 대응·농업 R&D 실효성 지적··· 첨단기술 현장 활용 과제
농촌진흥청을 대상으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과 정보가 실제 농업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농진청이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의 가입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폭염과 한파,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가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농업인들이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접근성과 활용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농업인들이 개인정보 제공을 꺼리는 등의 이유로 가입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도 기상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필지별 기상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체계를 보완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피해에 연구개발 체계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온과 불규칙한 강우로 인한 작물 피해가 확대되고 있지만, 정식 연구과제 착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감귤 품종인 레드향의 열과 피해가 거론됐으며, 농가 피해 발생 시점과 본격적인 연구 착수 시점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이 청장은 일반 연구과제는 수요조사와 기획, 예산 편성 등을 거쳐 착수하기까지 통상 1년 반에서 2년가량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별도 대응과제를 통해 한 달 이내 연구에 착수하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면 정식 과제에 반영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이 14일 국정감사에서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와 농림위성 활용, 농업로봇 사후관리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캡처=KTV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발사된 농림위성의 영상정보를 분석할 전문인력과 전산시스템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분석 대상 작물이 일부 품목에 한정돼 있어 향후 분석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인력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위성정보를 국내 농작물 생육 상태와 농지 변화뿐 아니라 해외 주요 농산물 생산국의 작황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농림위성 확보를 통해 해외 영상정보에 의존하던 농업 관측체계를 국산화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석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구체적인 운영·활용 계획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업로봇의 현장 실증과 사후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일부 실증 장비가 장기간 가동되지 못하거나 고장 이후 수리가 지연되는 사례를 제시하며, 기술 개발과 보급뿐 아니라 유지·보수 체계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진청이 구성한 농업로봇 연구협의체의 운영 실적과 책임체계를 점검하고, 민간기업의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 청장은 농업로봇 전담 조직과 관련 예산을 마련했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관련 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이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산 품종 보급 부진·연구인력 처우 차별··· 농진청 운영 개선 요구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과와 배, 포도 등 주요 과수의 국산 품종 보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해외 품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종자산업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훼 분야 연구개발 예산이 축소된 이후 장미와 난 등 일부 작물의 국산 품종 보급 실적이 하락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보급 지원을 주문했다.
문 의원은 품종 개발 성과를 평가할 때 해외 로열티 수입뿐 아니라 국산 품종 사용으로 절감한 로열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청장은 이러한 평가 방식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종자산업 육성과 관련 예산 확보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정감사에서 주요 과수의 낮은 국산 품종 보급률과 화훼 분야 연구개발 예산 축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캡처=KTV
송옥주 의원은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고온과 가뭄, 병해충 등에 견딜 수 있는 품종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청장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과 함께 해당 품종의 특성에 맞는 재배기술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 연구현장에서 일하는 비공무원 인력의 처우 문제도 제기됐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진청 연구사업에 참여하는 공무직과 기간제 노동자들이 연구수당과 각종 복지제도에서 공무원과 차등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비공무원 인력이 농업 연구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처우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숙련인력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관계부처와 협의해 연구수당 지급과 복지 격차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처우 개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진청의 일부 부서 전북 이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농진청은 수도권으로의 일부 연구기능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수원에 남아 있는 품질관리평가과를 전북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안에 이전을 완료하지 못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 청장은 관련 시설의 리모델링이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실제 이전은 내년 1~2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당초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만큼 향후 이전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하고, 수도권에 남아 있는 다른 부서의 이전 방안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농업인 개인정보 유출 책임 추궁··· 온라인도매시장 운영도 질타
농업인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는 농진청의 관리·감독 책임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발생한 농업인 개인정보 약 57만5000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농진청의 용역업체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했다. 해당 사고는 용역업체가 보유한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사업 종료 이후 개인정보 삭제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 의원은 유출 정보에 농업인의 이름과 연락처뿐 아니라 농장 관련 정보도 포함돼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 농업인의 재산과 생활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업체가 자료 폐기를 약속하고도 정보를 보유했으며, 농진청이 여러 차례 보안점검을 실시하고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청장은 용역업체가 사업 종료 이후 개인정보를 삭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농진청의 관리·감독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에도 해당 용역업체와 계약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청장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기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올해 1월 2년 차 계약이 이뤄진 점을 거론하며 계약 유지 과정의 적절성과 재발 방지 조치가 충분했는지 따져 물었다. 특히 조달청과의 협의 내용과 계약서에 안전장치가 보완됐는지 확인을 요구했고, 이 청장은 관련 사항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aT가 운영하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거래실적 관리와 정책자금 지원 방식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정감사에서 농림위성 활용을 위한 전문인력 부족과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 수입 농산물의 안전관리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캡처=KTV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가운데 이상거래로 분류된 사례가 상당하다며, 거래실적을 정책자금 지원이나 평가와 연계하는 방식이 불필요한 거래실적 등록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지조직과 유통업체들이 실적 평가에서 불이익을 피하려고 실제 유통구조 개선과 무관한 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에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창국 aT 사장 직무대행은 유통 개선 효과가 높은 사업에 지원을 집중하고, 효과가 낮은 사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농산물의 안전성과 유통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송옥주 의원은 미국산 수입 콩에서 유전자변형농산물 성분이 검출된 사례를 언급하며 수입 농산물의 관리기준과 안전성 확인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브라질산 달걀 수입·유통 과정의 가격 차이를 지적하며 수입 다변화 정책이 국내 농업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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