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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30조 대기자금 어디로?…국민성장펀드·레버리지 ETF에 증시 수급 '촉각...

해외 빅테크 대신 국내 반도체 대장주로 승부를 보려는 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준비 중인 운용사는 총 8곳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단일 종목 ETF 기초 자산은...

130조 대기자금 어디로?…국민성장펀드·레버리지 ETF에 증시 수급 '촉각...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이달 22일 이후 국내 자본시장이 대규모 유동성 이벤트를 맞을 전망이다. 정부가 손실 일부를 우선 부담하는 국민성장펀드 판매가 시작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2배로 추종하는 국내 첫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도 예고되면서다.

정책 자금과 개인투자자 자금이 동시에 증시로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되며 금융권에서는 "증시 체질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국민성장펀드 출시일인 22일 상장될 예정이었다. 다만 정부 정책 일정이 집중되면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시점은 5월 말로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일정 조정이 투자 수요를 분산시키기보다 기대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과열 직전 수준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코스피는 7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고 투자자예탁금은 130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대기 자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정책 자금과 고위험 투자 상품이 동시에 등장하면서 자금 이동 속도 역시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흐름의 핵심에는 정부 주도의 국민성장펀드가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총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정부가 손실의 20%를 우선 부담하는 구조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고 3년 이상 투자 시 최대 40% 소득공제 혜택도 제공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재 세계는 미래 경제산업의 주도권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첨단 산업 성장을 위한 국민의 적극적인 투자와 참여는 우리 산업에 새롭고 역동적인 활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성과를 공유하지 않는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국민성장펀드 조성이 생산적 금융을 확산하고 미래 첨단 산업 발전과 국민의 안정적인 자산 증식에 기여하는 든든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부동산과 예금 중심으로 쏠린 시중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단순한 정책 펀드를 넘어 생산적 금융 확대의 상징적 실험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2배 베팅…ETF 시장 판 흔든다

시장의 관심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로도 집중되고 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그동안 미국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해외 증시에서만 가능했던 공격적 투자 방식이 국내 시장에도 도입되는 셈이다.

특히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성향과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수보다 특정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데다 AI 반도체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은 상황이다. 해외 빅테크 대신 국내 반도체 대장주로 승부를 보려는 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준비 중인 운용사는 총 8곳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단일 종목 ETF 기초 자산은 시가총액 비중 10%, 거래대금 비중 5%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현재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해당 조건을 만족하고 있다.

대형 운용사들은 레버리지 상품 중심 전략을 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브랜드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일 수익률을 각각 2배 추종하는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TIGER 브랜드를 통해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기존 해외 단일 종목 채권혼합형 ETF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상장을 준비 중이며 KB자산운용도 RISE 브랜드를 통해 대형주 중심 상품군 구축에 나선 상태다.

중소형 운용사들은 차별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를 기초 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뿐 아니라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한화자산운용 역시 삼성전자 중심의 레버리지와 곱버스 상품을 동시에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기존 지수형 레버리지 ETF 운용 경험을 기반으로 단일 종목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역시 출시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단일 종목 ETF 시장 개화가 단순 상품 확대를 넘어 ETF 시장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지수 중심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특정 종목을 둘러싼 자금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은행 흔드는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

이번 변화는 증권업계 위상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은 일부 시중은행을 뛰어넘는 실적과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자산관리(WM)와 투자 중심 금융 패러다임이 강화되면서 예금 중심 자금이 증권사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은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퇴직연금, 해외주식, ETF 등을 앞세워 은행권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증권사를 중심으로 판매와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자금 유입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 투자 흐름이 강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에서는 "예금 금리 경쟁 시대에서 투자 플랫폼 경쟁 시대로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 과열 우려 역시 적지 않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수형 상품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극대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 시 손실 역시 2배로 확대된다. 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횡보할 경우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해 장기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금융당국 역시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투자자 요건을 강화했다. 해당 상품에 투자하려면 금융투자교육원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1000만원 이상의 기본 예탁금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국민성장펀드 역시 최소 5년간 환매가 제한되는 장기 폐쇄형 구조라는 점에서 단기 유동성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5월 말 국내 증시는 정부 정책 자금과 개인투자자의 공격적 투자 수요가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시장에 유입되는 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같은 날 추진됐던 국민성장펀드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시점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정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효과가 서로 충돌하거나 희석되는 것을  최소화해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으로 장기 자금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단기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성격이 강하다.

실제 사전교육 수료자만 이미 1만4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투자 열기는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일정 조정이 단순 연기라기보다 생산적 금융 확대와 고위험 투자 시장 활성화라는 두 정책 축을 분리해 각각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금융당국의 속도 조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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