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차기 당권 구도를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갈등설에 휩싸였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껏 몸을 낮췄다. 정 대표는 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하며 90도에 가까운 ‘폴더 인사’를 건넨 데 이어 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찬사를 쏟아내며 사태 수습에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8박 10일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18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는 차기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이 마중을 나갔다. 눈길을 끈 것은 정 대표의 태도였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통령 출국 환송식에 민주당 지도부가 배제되면서 ‘당청 불화설’이 최고조에 달했던 만큼 정 대표는 이 대통령 앞에서 눈에 띄게 깊숙이 허리를 숙이며 깍듯하게 예우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와 악수하며 “수고했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를 건넸다.
정 대표의 몸 낮추기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을 언급하며 “월드클래스, 세계적인 정치 지도자로서 풍모를 십분 발휘한 역대급 외교 성과에 경의를 표한다”고 극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시간 만찬 환담을 나눈 것을 두고 “대한민국 외교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라며 동료 의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또한 의총장에 입장하면서는 당내 거취 압박을 의식한 듯 시인 도종환 전 의원의 구절을 인용해 “다 흔들리며 젖으며 사는 게 인생 아니겠나”라는 미묘한 심경을 피력했다.
이 같은 정 대표의 급격한 ‘친명(친이재명) 마케팅’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당권파와 대통령실의 압박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의 연임 도전 포기와 지도부 사퇴론이 분출해왔다. 특히 출국길에는 김 총리만 동행하면서 ‘명심(이 대통령의 의중)’이 이미 김 총리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파다했다.
당내 중진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5선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지는 등 대통령이 잘못해도 당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원칙”이라며 연임 도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정 대표는 죽어도 당 대표 선거에 나갈 것 같다”며 “국민과 당원이 심판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차기 당권 구도와 관련해 김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김·송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전당대회 국면이 본격화될수록 당내 갈등의 강도는 더욱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항 영접으로 당청 간의 전면전은 일단 일시적 휴전에 들어갔지만 정 대표가 조만간 연임 도전을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면 차기 당권을 둘러싼 2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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