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은행 절차 비교해 보니
방문 신고, 대표 확인 광주·신한
광주·신한·우리·하나, 비번 물어
농협, 두 절차 모두 생략 유일
제3자 악용 우려…업무 차질 등
"신고 권한 등 기준 재점검해야"
법인 명의 계좌 분실신고 절차가 은행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10월23일자 1면 보도 이후 제3자의 분실신고 등 악용 시 법인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업무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기관의 신고자 권한 확인 절차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영업점 방문 신고의 경우 광주은행과 KB국민은행은 법인 대표자에게 유선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반면 NH농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은 대표자 유선 확인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
콜센터를 통한 긴급 분실신고 때는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통장 비밀번호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는 반면 광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비밀번호를 확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별 절차를 보면 광주은행은 법인 명의 통장 분실신고 과정에서 대표자 확인과 콜센터 신고 시 통장 비밀번호 확인을 모두 거치는 등 상대적으로 촘촘한 보안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자의 권한과 계좌 관련 정보를 교차 확인하는 방식이다.
반면 농협은행은 비교 대상 6개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점 방문 시 법인 대표자 유선 확인과 콜센터 분실신고 시 통장 비밀번호 확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영업점에서 법인계좌 분실신고를 접수할 때 사업자등록증 원본, 위임장 등 각종 서류와 대리인 신분증 등을 요구한다. 대리인이 방문하면 대표자에게 유선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거친다. 콜센터에서는 계좌번호를 확인하며, 분실신고만 하는 경우 비밀번호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거래를 정지한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방문 시 대표자 유선 확인을 별도로 거치지 않으며, 콜센터를 통한 신고에서는 사업자등록번호와 상호명, 계좌번호, 통장 비밀번호 등을 확인한다.
우리은행도 콜센터에서 법인계좌 분실신고를 접수할 때 사업자등록번호와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확인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통장 사용을 정지하며, 등록된 연락처로 대표자에게 알림 문자가 발송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법인계좌 분실신고 때 계좌번호와 통장 비밀번호뿐 아니라 신고자의 직위와 분실 사유, 분실 장소, 연락처 등을 확인한다. 신고 접수 후에는 은행에 등록된 전화번호로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 대표자 확인 절차를 별도로 거치지는 않는다.
이처럼 은행마다 확인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분실신고로 인한 금융거래 제한이 법인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고자의 권한 확인과 사후 대응 절차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인계좌 거래가 제한되면 직원 급여와 납품대금 지급, 세금 납부 등 각종 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권한이 없는 사람의 신고가 악용될 경우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가로막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법령과 약관도 살펴볼 대목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는 접근매체(이용자 및 거래내용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 또는 정보)의 선정과 사용·관리에 관한 이용자의 의무 및 금융회사의 확인 책임과 관련된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법인계좌 분실신고 때마다 대표자 유선 확인이나 비밀번호 확인을 의무화한 조항은 아니다. 은행별로 확인 방법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절차가 정당한 고객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금융 분야 전문가는 “분실신고는 고객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지만, 신고자의 정당한 권한을 확인하는 장치가 부실하면 오히려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은행별 자율적인 확인 방식은 가능하더라도 신고 권한 확인과 고객 통보, 거래 정상화에 관한 기준은 더 명확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거래 제한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금융거래를 회복할 수 있는 체계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박민선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