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화 ‘싱 어게인’
영화 <싱 어게인>에서 대니 윌슨(닉 조너스·왼쪽)과 릭 파워(폴 러드)가 대화하고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휴먼드라마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잘 알려진 존 카니 감독의 신작 <싱 어게인>이 9월2일 개봉한다. 이전 작품들이 청춘의 사랑과 꿈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작품은 장성한 딸을 둔 중년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주인공 ‘릭 파워’는 한때 잘나가는 신예 록스타였다. 꿈을 이루는 대신 아내와 아일랜드 더블린에 정착하기를 택한 그는, 이제는 결혼식 웨딩밴드의 보컬을 맡은 흔한 중년 남성이다. 어느 날 그에게 새로운 자극이 찾아온다. 외딴 부잣집의 결혼 공연에서 보이밴드 출신 팝스타 ‘대니 윌슨’을 만나면서다.
릭과 대니는 함께 술을 마시며 각자의 곡을 공유하고, 서로 조언을 건네며 빠르게 가까워진다. 릭은 젊은 대니에게서 록스타를 꿈꿨던 자신의 모습을 보고, 대니는 릭의 오래된 감성에서 새로운 영감을 받는다. 대니가 릭에게 고가의 기타를 선물하는 등 언뜻 두 사람의 완벽한 ‘브로맨스’가 완성된 듯도 하다.
하지만 몇달 뒤, 릭은 그날 밤 대니에게 들려준 자작곡 ‘하우 투 라이트 어 송(위다웃 유)’(How to Write a Song(Without You))이 몰래 발표된 것을 알게 된다. 노래는 하루 만에 몇천만 조회 수를 달성하고 대니는 스타덤에 오른다. 곡이 빌보드 1위까지 기록하자 “자신의 저작권이 누락된 것 같다”며 릭은 점점 초조해진다. 하지만 그날 밤 노래를 들려준 순간의 증인도, 자신이 과거에 곡을 썼다는 증거도 없는 상황. 릭은 자신의 곡을 되찾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영화는 ‘하우 투 라이트 어 송(위다웃 유)’이라는 음악을 중심으로 세대 간 갈등과 우정, 사랑 등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 대니와 릭의 갈등에 더해, 중년의 주인공 릭이 록스타 같은 외모와 다르게 노안 때문에 안경을 쓴다거나 딸과 세대 차이를 겪는 등 소소한 일화들도 영화의 재미 요소다.
밴드 멤버들 사이 신경전이나 가족 간 심리적 거리감 등 세밀한 감정 묘사도 돋보인다.
<싱 어게인>은 <원스>와 <비긴 어게인>처럼 음악을 통한 사랑과 치유를 담은 이야기지만, 이성 간 사랑보다 가족을 향한 애정에 초점을 맞춘다. 카니 감독은 “(릭은) 마흔여덟 살, 결혼했고, 다 큰 아이가 있는 더블린에 사는 남자”라며 “젊은 시절의 야망과 결혼 이후 책임에 부딪힌 다음의 러브스토리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릭 역은 영화 <앤트맨>으로 알려진 배우 폴 러드가, 팝스타 대니 역은 밴드 조너스 브러더스 출신의 가수 닉 조너스가 맡았다.
<싱 스트리트>에서 보여줬던 성장담을 성인의 이야기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보이밴드 출신이라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대니는 자신의 신념과 사회에서 원하는 모습 사이에서 갈등한다. 릭은 꿈 대신 가족을 택한 자신의 결정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각자의 삶에서 현실과 충돌하던 이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는 조금은 진부하지만, 그 울림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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