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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효성重 이사 정원 축소 무산...국민연금이 집중투표제 무력화 차단

또한 금호석유화학(최도성 사외이사)과 KT(최양희 사외이사) 안건에도 감시 의무 소홀 등을 근거로 반대 기조를 명확히 했으며, 삼성전자(한종희 부회장)에 대해서는 '기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반면 LG·LG디스플레이...

효성重 이사 정원 축소 무산...국민연금이 집중투표제 무력화 차단

국민연금 ‘반대’...주주권익 침해 지배구조 리스크 판단

정관 변경 부결 여파…사외이사 선임 등 후속 인사 차질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잣대 강화…재계 전반 확산

국민연금공단(출처=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제원 기자]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이사회 구조조정 계획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 좌초됐다.

지난 19일 개최된 효성중공업 제8기 정기 주주총회의 최대 격전지는 ‘정관 변경’ 안건이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월 25일 정관 제24조 '이사의 정원 및 선임'에 나와있는 현재 3명 이상 16명 이내인 이사 정원을 3명 이상 9명 이내로 대폭 축소한다는 안을 상정했다. 또한 이사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며 임기를 3년 내에서 유연하게 조정하는 안을 상정했다.

사측은 변경 이유로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이사 정원을 조정하고, "이사회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기를 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분 8.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은 ‘반대’였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에 따르면, 정관 변경이 주주 가치를 훼손하거나 특정인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을 경우 반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이번 정원 축소가 단순한 조직 효율화가 아닌,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지배구조 리스크라고 판단한 것이다.

효성중공업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내용. 표=효성중공업 주주총회 소집공고

집중투표제 무력화 제동

이번 정관변경 안건의 핵심 키워드는 ‘집중투표제 무력화’다. 올해 하반기 시행을 앞둔 개정 상법은 자산 2조 원 이상 대기업에 대해 소수 주주권 보호를 위한 집중투표제 채택을 사실상 강제하거나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출 시 주당 이사 수만큼의 투표권을 부여해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이사 정원이 많을수록 소수 주주가 결집해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확률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시장은 효성중공업의 이번 정관 변경 시도를 단순한 구조 개선이 아니라, 앞으로 강화될 제도를 미리 피해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이사 정원 상한을 9명으로 줄이면, 한 번의 주총에서 선출하는 이사 수가 줄어들어 집중투표제의 화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은 이러한 시도를 “일반 주주의 주주제안권과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직격한 바 있다.

이 여파로 후속 인사 계획도 함께 무산됐다. 정관 변경을 전제로 추천됐던 박종배 사외이사 선임 건이 자동으로 폐기된 것이다. 이로 인해 효성중공업은 당초 계획했던 이사회 진용을 갖추는 데 실패했으며, 향후 이사회 구성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주총에서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이사는 “주주들의 엄중한 결정을 존중한다”며 “주주 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심도 있게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한편, 국민연금의 이러한 엄격한 잣대는 효성중공업을 넘어 그룹사 전반과 금융권으로도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0일 HS효성(조현상 부회장)과 효성티앤씨(조현준 회장), 신한금융지주(진옥동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 등을 이유로 ‘반대’ 결정을 내렸다.

또한 금호석유화학(최도성 사외이사)과 KT(최양희 사외이사) 안건에도 감시 의무 소홀 등을 근거로 반대 기조를 명확히 했으며, 삼성전자(한종희 부회장)에 대해서는 ‘기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반면 LG·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을 비롯해 SK, 네이버, 카카오의 안건에는 ‘찬성’ 표를 던지며 사안별로 차별화된 대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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