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자금조달 통로가 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올해 시장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미루고 금리가 낮은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증권사는 기업에 전환사채(CB) 발행과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 등의 자금조달 방안을 권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주가 변동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 기업금융(IB) 부서는 내년 회사채 시장이 반등하길 기대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정된 일반 기업은 롯데건설과 이랜드월드, 삼양패키징 등 소수에 그친다. 롯데건설은 500억원, 이랜드월드는 200억원, 삼양패키징은 600억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금융회사 중에서는 교보생명과 KB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각각 2700억원과 3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인데다 이달 반기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을 뒤로 미뤘다.
기업은 차선책으로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신용등급 AA- 우량 대기업의 회사채 조달금리는 연 4%대 중반으로 치솟았지만, 은행 대출 금리는 연 4%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유리한 셈이다. 5대 은행의 올해 대기업 대출 잔액은 약 190조원으로 상반기 20조원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약 7조원 증가했다.
증권사는 기업에 CB 등 대체 조달 수단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 방법도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줄고 있다. CB는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 가능성이 낮아지고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도 커져 발행 조건을 정하기 어려워진다.
기업들은 자금조달 통로를 넓히고 있다. 위안화 김치본드가 그 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현대커머셜이 발행한 4억 위안(약 875억원) 규모의 공모 김치본드 인수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일반 회사채 대비 김치본드 이자율이 소폭 낮아 카드사 등으로부터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다만 아직 일반 기업까지 온기가 퍼지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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