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전략 3차 국회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지우 기자]
[뉴시안= 곽지우 기자]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도권 집중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업 이전을 넘어 지역 인재 양성과 정주 환경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집적’과 ‘분산’ 간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19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전략 3차 국회토론회’에서는 수도권 집중 구조와 인력 불균형 문제, 지역 기반 생태계 구축 방안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 이번 토론회는 앞서 두 차례 논의를 거쳐 입지·인프라·인재 전략을 종합 점검하는 마지막 회차로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조영태 창원대 부총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편중 문제를 지적했다.
조 부총장은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의 70% 이상,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이로 인해 지역 대학과 산업 간 연계가 제한되고,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 형성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서 인재를 키우고 지역에 정착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반도체 트라이앵글 전략의 핵심”이라며 교육·일자리·생활 인프라를 포함한 종합적 접근을 강조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전략 3차 국회토론회'에서 조영태 창원대 부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지우 기자]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들어 ‘정주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왕휘 아주대 교수는 중국과 일본의 정책 사례를 소개하며 “단순한 산업 이전만으로는 지역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985 프로젝트’를 통해 지방 거점 대학을 집중 육성하는 동시에 지방정부가 보조금과 주거 지원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인재를 유치했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 단위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역시 TSMC 유치 과정에서 국제학교 설립 등 교육 환경 개선에 나서며 기업과 인재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 교수는 “지방 이전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일자리뿐 아니라 교육·주거 등 생활 기반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집적 효과가 중요한 만큼, 무리한 분산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협력사 네트워크, 숙련 인력 집적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인 만큼, 기존 클러스터를 해체하는 방식의 분산은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연상 충남대 교수는 “기존 생산라인 이전보다는 후공정이나 신규 산업 중심으로 분산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단계적 접근을 제안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전략 3차 국회토론회'에서 김종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지우 기자]
특히 국방 반도체 등 특화 분야에서 지역 기반 성공 사례를 축적할 경우, 점진적인 산업 분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수도권 집중 문제를 단순한 ‘이전’ 이슈가 아닌 국토 전략과 산업 구조 재편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앞서 1차 토론회에서는 산업 경쟁력과 안보를 고려한 입지 전략, 2차 토론회에서는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이번 3차 논의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인재와 생태계 구축까지 포함한 종합 전략이 제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종민 의원은 “세 차례 논의는 반도체·AI·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토 전략의 출발점”이라며 “여야를 초월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책화 단계까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를 통해 반도체 산업 분산 전략의 핵심 조건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단순한 공장 이전이나 인센티브 제공만으로는 지역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렵고, 인재 양성→정착→산업 연계로 이어지는 구조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K-반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단일 목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지역 균형을 동시에 달성하는 정교한 전략 설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