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1분기 리그테이블 M&A부문
현금흐름 탄탄한 인프라기업 딜 쏠림
안진, 회계자문서 깜짝 선두에 올라
JP모건·골드만삭스 금융 2·3위 약진
전통의 강호 삼일PwC가 1위 수성
법률자문선 김앤장·광장이 앞서 나가
이 기사는 2026년 3월 29일 15:42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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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오승현 기자
올해 1분기 인수합병(M&A) 시장은 대규모 해외 자본이 현금 흐름이 탄탄한 국내 인프라·에너지 기업을 사들이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대외 리스크가 부쩍 커지고 인공지능(AI)발 산업 재편이 일어나자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매물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인프라 M&A 거래에 참여한 자문사들이 높은 실적을 쌓으면서 부문별 순위도 요동쳤다.
29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1분기 거래가 완료된 최대 M&A 거래는 약 4조 8500억 원 규모의 DIG에어가스 매각 건이었다. 인수자로 나선 프랑스 에어리퀴드는 지난해 8월 기존 최대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올해 1월 인수를 마무리했는데 거래 자문을 맡은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금융 자문 분야 2위(자문 금액 2조 9047억 원), 3위(2조 3000억 원)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1위는 전통의 강호인 삼일PwC(3조 6856억 원)가 차지했다.
DIG에어가스 거래는 회계 자문 순위에도 영향을 줬다. 1위에 오른 딜로이트안진은 6조 2376억 원의 자문 실적을 거뒀는데 DIG에어가스 측 회계 자문을 단독으로 맡은 것이 순위를 끌어올렸다. 2위인 EY한영은 에어리퀴드의 인수 회계 자문을 맡으며 5조 8008억 원으로 실적이 늘어났다. 법률 자문 1·2위를 차지한 김앤장(10조 3092억 원)과 광장(7조 2544억 원)도 DIG에어가스 건을 맡아 경쟁사와 격차를 벌렸다.
1분기 발생한 대형 M&A 거래는 대부분 해외 투자가가 국내 인프라·에너지 기업을 인수하는 구조였다. DIG에어가스 거래 이외에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SK(034730)
그룹 간 거래가 대표적인 사례다. KKR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096770)
·SK에코플랜트·
SK디스커버리(006120)
산하의 신재생에너지사업부와
SK이터닉스(475150)
지분(31.03%)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패키지 딜 가격은 약 2조 5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SK그룹과 KKR은 거래 종결 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하는 합작법인(JV)을 구성할 예정인데 JV가 출범할 시 자산 규모만 5조 원에 달하게 된다.
SK그룹은 올 들어서도 적극적인 리밸런싱에 나서며 자산을 효율화하고 있다. 울산에 약 3조 원 규모로 구축하는 데이터센터 거래가 대표적으로, SK그룹은 이 사업의 지분 49%를 재무적투자자(FI)에 넘겨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 인수 후보군으로는 KKR·IMM인베스트먼트 등이 꼽힌다.
국제 정세 불안정성이 커지고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재편이 빨라지자 국내외 투자자들은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을 주목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2월 JKL파트너스로부터 6300억 원에 크린토피아를 인수하는 SPA를 체결했고 올해 2월 인수 대금을 납입하며 거래를 종결했다. 크린토피아는 독보적인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기반으로 국내 세탁 업계 선두에 올라 있어 사업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도 다수의 해외 FI가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018250)
과
LG화학(051910)
의 에스테틱사업부도 AI 기술 변수와는 비교적 동떨어져 있는 산업군이다.
태광산업(003240)
·티투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이달 애경산업을 4442억 원에 인수했다. 애경산업은 ‘케라시스’와 ‘2080’ 브랜드로 생활용품 산업에서 인지도를 장기간 쌓아왔다. VIG파트너스는 LG화학 에스테틱사업부를 2000억 원에 매입했는데 이미 보유한 미용의료기기 포트폴리오와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엔텍·케이에코·케이에스환경개발 같은 중소 폐기물·환경 인프라 업체들의 매각도 진행됐다.
상법 개정 흐름을 타고 상장사 M&A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소액주주에도 대주주와 동일한 매각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트렌드가 형성되는 가운데 EQT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012510)
2차 공개매수, 베인캐피털의
에코마케팅(230360)
3차 공개매수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꼽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M&A 거래가 주로 이뤄졌다”며 “하지만 AI 발전에 따라 수혜를 입는 전력·반도체 기업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많아 기술기업 대상의 조 원 단위 ‘빅딜’이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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