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유도포탄, 사거리 80㎞ '미사일급'
통합항법장치로 탄착 오차 10m 이내
신관만 갈면 유도탄 되는 '탄도수정신관'
항재밍 GPS 기술로 전자전 대응력 높여
29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테크 아카데미 2026'에 정밀유도포탄(왼쪽)과 탄도수정신관 모형이 전시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유도포탄 기술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진행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테크 아카데미 2026'을 통해 최근 개발 중인 유도포탄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유도포탄은 말 그대로 자주포가 쏜 고폭탄이 유도탄처럼 궤적을 바꿔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K9 자주포에 쓰이는 155㎜ 포탄의 명중률과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첨단 포탄인 셈이다. 기술이 완성되면 넓은 면적을 목표로 공격하던 저비용 포탄이 정밀 타격용 가성비 미사일로 거듭난다.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은 실전에서 유도포탄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자주포의 사거리 연장과 자동 장전 시스템을 통한 연속 발사 능력에 초점을 맞춰 개발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는 저비용 포탄의 명중률을 높여 전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 개발이 화두다. 정부는 올해 이와 관련된 체계 개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종류는 두 가지다. 정밀유도포탄은 고폭탄에 정밀 유도장치를 결합해 먼 거리의 적을 소량의 탄약으로 타격할 수 있는 지능형 포탄이다. 위성항법장치(GPS)와 관성항법장치(INS·스스로의 움직임을 측정해 위치·속도·방향을 계산하는 장치)를 통합한 통합항법장치가 탑재돼 오차 범위를 10m 이내로 줄일 수 있다. 포탄 앞부분에 달린 4개의 작은 날개는 공중에서 포탄의 방향을 수정해 목표물로 정확히 유도한다. 활강 날개를 펼쳐 비행하는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 포탄의 사거리 40㎞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미사일과 포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밀유도포탄보다 더 경제성이 뛰어난 '탄도수정신관'도 개발 중이다. 현재 양산하고 있는 사거리 연장형 155㎜ 포탄(사거리 약 52㎞)에 신관만 갈아끼우면 유도포탄으로 운용할 수 있다. 통상 200~300m인 탄착 오차를 수십m 수준으로 줄여준다. 이는 GPS와 더불어 폭발 고도 감지 센서, 충격·폭발 등 강력한 물리적 충격(고내충격 환경) 속에서 작동하는 신관 기술이 결합된 결과다.
항(抗) 재밍(jamming·전파 수신 방해) 기술도 적용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GPS 의존 무기가 전자전 환경에서 무용지물이 된 사례가 속출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L-SAM 등 유도무기 개발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주파 기반 항 재밍 GPS 수신기를 고내충격 환경에서 구현해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K9 자주포의 체계 업체인 우리가 이런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면 포탄-사격통제 시스템-신관이 하나의 체계로 작동하는 자동화 연동을 처음부터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K9 자주포를 도입한 폴란드·호주·인도·노르웨이 등 잠재적 수출시장 공략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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