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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미 동맹 현안 부상한 ‘정보 공조’…배경엔 누적된 미 불만

한·미 정보당국 간 협력이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에는 안보·통상 현안 등을 둘러싼 미국의 누적된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출범 후 대미 접근법을 두고 계속된 정부 부처 간 갈등이 외부로 드러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한·미 동맹 현안 부상한 ‘정보 공조’…배경엔 누적된 미 불만

통상 현안에 쿠팡·북한 핵시설 발언 등 안보 얽히며 인식 악화

‘정부 친중설’ 상기 등 트럼프 주변 복음주의 개신교계 영향도

미 ‘일방주의’ 대응 위해선 외교안보 정책의 명확한 원칙 필요

농사일하는 북한 주민들

북한 주민들이 11일 황해도 개풍군의 들녘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다. 경기 파주시 오두산 전망대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미 정보당국 간 협력이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에는 안보·통상 현안 등을 둘러싼 미국의 누적된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출범 후 대미 접근법을 두고 계속된 정부 부처 간 갈등이 외부로 드러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동맹국에 일방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호혜적 관계를 맺기 위해선 정부 내 이견을 줄이고 대미 협상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미 정보당국 간 공조 문제가 동맹 현안으로 부상한 것은 특정 사건 때문이라기보다 쿠팡 사태, 대미투자 협상 등을 거치며 미국 조야의 한국 정부에 대한 인식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1일 통화에서 “올 초 대미투자 이행이 이뤄지지 않은 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 시설 발언에 따른 대북 정보 공유 제한, 쿠팡 사태 등이 얽히며 한·미관계에 악순환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복음주의 개신교계 등 인사들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다시 상기시켰을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는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고, 미국의 한 기독교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를 “중국과 북한을 가까이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마가(MAGA) 그룹의 핵심 인사 일부가 한국 정부를 친중 정부로 인식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중국 입장이 모호하다는 미국 내 인식이 (한·미 정보당국 간 문제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이 동맹의 기준을 지켜야 하는 분야로 정보와 함께 방첩을 꼽은 것은 지난 2월 형법상 간첩죄 개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내에는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북한)에서 ‘외국 및 이에 준하는 단체’로 넓힌 것을 두고 미국 기업을 겨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7월 국정원이 쿠팡의 개인정보 회수 과정에 개입했음에도 한국 정부가 과도한 벌금 등의 차별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김재천 교수는 “기업과 관련된 활동 역시 정보 영역에 포함된다”며 “쿠팡 사태 등으로 한국 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누적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투자사업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트럼프 시대에 미국의 동맹국들 중 미국과 갈등을 겪지 않는 나라는 드물다. 그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동맹파 대 자주파’ 갈등 이미지가 정부의 대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미국의 모든 동맹국이 안보·경제 현안을 둘러싸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과 치열하게 줄다리기하는 시대”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 특정 인사를 성향을 이유로 공격하는 것은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나고 관련 사안이 정쟁의 소재가 될수록 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의 무게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한국의 국력 신장에 따라 한·미 동맹이 대등하고 호혜적 관계로 진화·재조정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협화음”이라면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가 미국 방문 등을 통해 현안 조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는 “외교안보 라인의 갈등을 가라앉히는 게 급선무”라며 “대통령이 교통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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