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특정 업체 거론할 수 없으나, 디지털 자산 사업 진출 검토 중"
미래에셋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 절차를 밟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도 디지털 자산 사업 진출을 검토하면서 증권업계의 거래소 확보 경쟁이 재점화했다. 주식 위탁매매에 머물렀던 증권사들이 원화거래 계좌와 거래 인프라를 갖춘 가상자산 거래소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코인원의 CI [사진=한국투자증권, 코인원]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인수 등을 포함해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 진출을 고려 중이다. 다만 회사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2월 13일 코빗 보통주 2690만5842주를 1334억7988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뒤 후속 절차도 진행됐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달 20일 미래에셋컨설팅 측 인사의 코빗 이사회 합류를 반영한 이사회 구성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 업계는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증권 대신 미래에셋컨설팅을 인수 주체로 세운 것도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보유와 지분 투자 규제를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했다.
증권사들이 거래소 인수를 검토하는 데는 제도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고, 상반기에는 법집행기관과 비영리법인, 학교법인, 가상자산거래소의 현금화 목적 매도를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반기에는 상장사와 전문투자자 등록법인의 투자·재무 목적 매매도 시범 허용할 계획이다. 이런 방침이 나오면서 증권사들도 거래소를 개인 투자자 대상 사업에 그치지 않고 법인 고객과 연결할 수 있는 접점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코인원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하는 이유는 선택지가 적기 때문이다. 코빗은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92.06% 취득을 결정했고, 고팍스는 바이낸스가 최대주주다. 업비트와 빗썸도 이미 시장 지배력이 커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기 쉽지 않다.
비트코인.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인공지능(Nano Banana 2) 생성 이미지]
반면 코인원은 더원그룹 34.30%, 컴투스홀딩스 21.95%, 차명훈 대표 19.14%, 컴투스플러스 16.47%로 지분이 나뉘어 있다. 차 대표 측 지분을 합치면 53.44%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한 점까지 감안하면, 새 투자자 유치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 다른 원화거래소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주 거론됐다.
아울러 국내 주요 원화거래소는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KB국민은행, 코인원은 카카오뱅크, 코빗은 신한은행과 각각 제휴 관계다. 그동안 거래소를 둘러싼 경쟁은 어느 은행이 실명계좌를 맡느냐에 집중됐다. 최근에는 증권사도 거래소 인수 주체로 나서며 이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코인원 인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도 관련 심사와 신고 절차가 남아 있다. 다만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증권업계의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전도 점차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특정 거래소나 업체를 거론할 수는 없지만,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 진출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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