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의 몽골 현지 매장의 모습. 사진= BGF리테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거리에 한국식 편의점과 카페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현지에서는 이 도시를 경기도 신도시에 빗댄 ‘몽탄신도시’라는 별칭까지 등장했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몽골을 해외 진출 성공 사례이자 새로운 시험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몽골 인프라가 집중된 울란바토르에서 과거 한국 내수시장에서 구축했던 오프라인 유통 모델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몽골은 전체 인구 약 350만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울란바토르에 거주해 도심 집중형 소비 구조를 갖고 있다. 수도 거주자의 60% 이상이 35세 이하로 젊은 인구 비중이 높고 글로벌 문화 수용도도 큰 편이다.
최근 3년 평균 경제성장률이 5%를 웃돌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고 가구 소득 증가에 힘입어 식품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겨울이 길고 교통 여건이 열악해 한 장소에서 식사와 쇼핑을 함께 해결하려는 소비 성향이 강한 점도 국내 기업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가장 먼저 몽골 시장을 개척한 업종은 편의점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018년 몽골에 진출한 지 8년 만인 지난달 26일 600호점을 열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단일 해외국가 600호점 돌파 기록을 세웠다. 2018년 21개 매장으로 출발해 이듬해 56개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말에는 541개까지 확대됐다.
2021년 몽골에 진출한 GS25도 지난 7월 기준 299개 매장을 운영하며 뒤를 쫓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도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2016년 몽골에 처음 진출한 이마트는 현재 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0일에는 울란바토르에 노브랜드 전문점 1호점을 열었다.
노브랜드 상품 1100여 종을 포함해 한국산과 현지산 등 총 5000여 개 품목을 갖췄고 몽골 전통 음식인 보즈와 호쇼르를 간편식으로 개발해 함께 선보였다. 이마트는 올해 안에 노브랜드 전문점을 3곳으로 늘리고 2028년까지 15개점, 장기적으로는 10년 안에 50개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페와 외식 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뚜레쥬르는 이달 몽골 서북부 거점 도시 울란곰에 25호점을 열었고 카페 브랜드 디저트39는 다음 달 몽골 4·5호점을 잇달아 낸다. 새마을식당 5곳을 운영 중인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 중식 브랜드 홍콩반점 1호점도 열었다.
현지 맞춤형 서비스도 성장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유목 문화의 영향으로 화장실 인프라가 취약한 몽골 특성을 겨냥해 CU는 편의점 안에 현대식 화장실을 갖췄고 그 결과 관광객과 현지인이 편의점 화장실 앞에 줄을 서는 모습도 낯설지 않게 됐다. 일부 매장에는 장거리 여행객과 운전기사를 위한 샤워시설과 전기차 충전소까지 마련해 광활한 초원을 오가는 이동객들이 편의점을 휴게소처럼 이용하도록 했다.
실적도 뚜렷하게 늘고 있다. 몽골통계청에 따르면 몽골 내 한국 기업 요식업 매출은 2022년 1조3141억원에서 2024년 1조843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도소매업 매출액도 같은 기간 1조9800억원에서 2조7887억원으로 늘었다. CU는 해외 진출국 중 처음으로 2024년 몽골에서 흑자를 기록했고 GS25의 지난해 몽골 매출은 937억1400만원으로 2021년(41억6700만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노브랜드도 지난해 몽골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섰고 뚜레쥬르는 올해 4월 기준 케이크 누적 판매량이 170만개로 몽골 전체 인구의 절반을 웃돈다.
코트라는 지난해 12월 펴낸 ‘2026 몽골진출전략’ 보고서에서 몽골 인구의 60% 이상이 34세 이하로 글로벌 문화 수용도가 높다는 점을 국내 유통기업 성공 배경으로 짚었다.
지난 10일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도 이 같은 흐름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몽탄’과 같은 상생 모델을 더욱 확산시키자고 말해 현지에서 통용되는 신조어를 직접 인용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이 출점 포화와 소비 둔화에 부딪힌 상황에서 몽골이 한국식 유통망과 상품을 함께 시험할 수 있는 축소판 해외 내수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이마트와 CU가 각각 대형마트와 편의점 모델을 안착시킨 데 이어 다른 국내 브랜드들도 이들의 성공 사례를 발판 삼아 몽골 진출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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