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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콩이가, 준우가, 옥분 씨가 행복한 추석

우리 집에 선물처럼 새로운 가족이 찾아온 지도 어느덧 두 해가 흘렀다. 이름은 콩이, 풀네임은 ‘김콩’. 하얀 얼굴에 복슬복슬한 털, 까만 눈 두 개와 까만 코 하나. 처음 데려왔을 때 부모님께서 “콩만하게 작네!”라며 지어준 이름이다.

[한경에세이] 콩이가, 준우가, 옥분 씨가 행복한 추석

우리 집에 선물처럼 새로운 가족이 찾아온 지도 어느덧 두 해가 흘렀다. 이름은 콩이, 풀네임은 ‘김콩’. 하얀 얼굴에 복슬복슬한 털, 까만 눈 두 개와 까만 코 하나. 처음 데려왔을 때 부모님께서 “콩만하게 작네!”라며 지어준 이름이다. 아침마다 내 방문을 긁으며 “앙!”하고 나를 깨우고, 매일 부모님과 함께 불광천을 산책하며 일상에 녹아든 녀석을 보면, 엄연히 콩이가 우리 집의 막내아들 같은 강아지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콩이와 함께 살면서 가족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가족이라고 부르는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피로 맺어진 혈연만이 가족의 전부는 아니다. 말없이 곁을 지키는 반려동물도, 홀로 살아가지만 자신의 일상을 단단하게 꾸려가는 청년과 어르신도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족이다.

명절만 되면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소식을 접한다. 연휴 기간이면 유기동물이 급증한다는 뉴스다. 또 따라붙는 이야기가 있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일수록 오히려 고립감을 느끼며 쓸쓸함을 견뎌야 하는 이웃의 이야기다. 구청장으로 현장을 누비다 보면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 “혼자 사는데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이 없어 걱정이에요.”, “홀로 계신 어르신이 외로움을 많이 타세요.”, “우리 강아지가 아플 때 마음 편히 맡길 곳이 있으면 좋겠어요.”

나는 행정이 살펴야 할 가족의 범위를 조금씩 넓혔다. 지난 2020년 서울시 최초로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개념을 행정에 도입해 전담 팀을 꾸렸다. 청년부터 중년,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1인 가구와 자립준비청년이 혼자서 모든 어려움을 감당하지 않도록 돌봄 안전망도 촘촘히 살피고 있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은 누군가의 외로움이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 되지 않도록 곁을 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추석이 되면 이들의 삶터를 찾아간다. 어릴 때 엄마와 함께 장보기가 소원이었다는 자립준비청년과 시장에서 장을 보고, 전통과자를 만들어 관내 아동복지시설에 나누고, 대조동 청년주택의 공유주방에서 1인 가구 청년들과 명절 음식을 준비한다. 그럴 때면 행정이란 결국 하나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라고 수줍게 건넨 자립준비청년의 이 한마디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따뜻한 음식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람이 바로 식구이자 가족이 아닐까.

민족 대명절 추석이다. 이번 연휴만큼은 형태가 어떠하든 우리 주변의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홀로 명절상을 차리며 쓸쓸해할지 모를 우리 동네 준우와 옥분 씨의 안부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싶다. 사람뿐만 아니라 이웃집의 해피와 까미, 우리 집 막내 콩이까지, 저마다의 자리에서 따뜻한 한가위를 보내길 바란다. 우리 옆의 가족들을 들여다보고, 좀 더 마음을 쓰는 추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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