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톡]
가장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 수치
투자할 곳 많은 삼성은 사정 달라
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작년 9월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노조가 반도체 사업(DS)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일각에서 “SK하이닉스 노조도 많이 받는데 왜 삼성전자 노조만 비판하느냐”는 반발이 나옵니다. 작년 9월 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직원 1명당 최대 13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이 수치를 들며 자신들이 요구하는 메모리 사업부 1인당 평균 6억2000만원의 성과급이 무리한 액수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직접 분석해보니, 이는 잘못된 주장이었습니다. 먼저 비율 자체가 다릅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두는 반면, 삼성전자 노조는 15%를 요구합니다.
“1인당 13억원”이라는 수치도 따져봐야 합니다. 이 금액의 근거는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가 내놓은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447조원)입니다. 하지만 맥쿼리는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낸 곳입니다.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평균 예상치) 기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194조4330억원, 내년은 235조5562억원으로 맥쿼리의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SK하이닉스 1인당 성과급은 올해 5억6403만원, 내년 6억8375만원입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반도체 사업부(DS)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추정하고,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으로 나누자고 합니다. 메모리 사업부 1인당 평균 성과급은 6억2419만원입니다. 내년 전망치를 적용하면 1인당 8억3388만원입니다. 올해도, 내년도 삼성전자 메모리 직원이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이 받는 겁니다.
사업 구조의 차이는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단일 사업에 직원 3만4466명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스마트폰·가전·TV·AI·로봇까지 아우르는 종합 기업으로, DS 부문만 직원 7만7896명, 전체 직원이 12만8271명에 달합니다. 투자해야 할 곳도 훨씬 많습니다. 작년 R&D 투자액이 삼성전자는 37조7500억원, SK하이닉스는 6조7325억원입니다.
성과급을 많이 받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노조가 회사 전체 상황엔 눈을 가린 채 성과급 액수에만 신경 쓴다는 점입니다. 노사 간 합리적 접점을 찾아 그 에너지를 기술 경쟁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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