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물. photo 블라인드
반도체 업황 호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의 성과급이 수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성과급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성과급을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온라인에는 "대기업 성과는 국민과 함께 만든 것인 만큼 성과급도 나눠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지역화폐 성과급 괜찮다. 대기업이 혼자 이뤘나 국민이 같이 이뤘지. 내수 경제에 맞게, 부동산에 안 흘러가게 (지역화폐로 주자)"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이닉스 성과급은 왜 하이닉스만 받느냐"며 "하이닉스가 어려울 때 산업은행을 통해 국세를 투입해 살렸다면 성과급도 전 국민이 함께 나눠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1억 원 이상 성과급은 지역화폐로 지급하라" "일정 기간 내 사용하지 않으면 환수하라"는 등의 의견도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반도체 산업이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는 'K-칩스법'을 통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제공했고,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도로·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또 산업은행은 불황기였던 2023년 SK하이닉스에 저리 대출을 공급하는 등 지원을 펼친 바 있다.
업황 호조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린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 중인데, 올해 영업이익이 200조 원에 이를 경우 약 20조 원이 성과급으로 쓰인다. 임직원 약 3만5000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5억~6억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성과급 규모는 45조 원에 이른다. 이를 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평균 수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성과급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거나 사회적으로 나누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떨어지고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무원 월급도 지역화폐로 받으라 하지 그러냐" "성과를 나누고 싶다면 주식을 사거나 입사하면 될 일" "이미 기업과 임직원이 막대한 세금을 내고 있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들 역시 개별 기업의 성과급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하자는 주장은 시장 원리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기업과 구성원의 성과에 대한 보상을 강제로 조정할 경우 투자 위축과 인재 유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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