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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나·신한은행 등 은행권, '여신보단 수신'...이 중에 제일은 단기예금...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협업해 'Npay 머니 우리 통장'을 출시하며 입출금이 자유로운 구조임에도 200만원 이하 구간에 대해 최고 연 4.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본금리는 낮지만 이벤트 금리와 포인트 적립 혜택을...

하나·신한은행 등 은행권, '여신보단 수신'...이 중에 제일은 단기예금...

저원가성 예금 확대…은행권 수신 전략 ‘단기화’

대기자금 증가에 수신 구조 변화…은행권 전략 재편

금리보다 유동성…은행권 수신 경쟁 축 이동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예금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은행권 수신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정기예금에 묶여 있던 자금이 점차 유동성을 중시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재편되면서, 은행들은 파킹통장과 제휴형 계좌 등 다양한 상품을 앞세워 단기 자금 확보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과거처럼 금리 수준을 앞세워 자금을 유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동성과 편의성을 결합한 ‘생활형 금융’ 전략으로 수신 경쟁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 환경은 자금의 '단기화'를 가속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지난 9일 기준 249조 3131억원으로 연초 대비 25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변동성 확대 이후 단기 대기자금이 빠르게 유입된 결과로 해석된다.

은행권에서도 요구불예금이 한 달 사이 15조원 넘게 늘고 정기예금은 9조원 이상 감소하는 등 자금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은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기보다 상황에 따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는 전략을 선호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자금 이동을 넘어 수신 시장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정기예금이 대표적인 안정형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현재는 낮은 금리와 자금 묶임 부담으로 인해 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도 예금금리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투자 대안으로서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금리 기준 연 2.85~2.90%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같은 기간 은행채 금리는 3%대를 상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상적으로 예금금리는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형성되며 유사한 흐름을 보이지만, 최근에는 두 금리 간 괴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제공=우리은행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조달하는 목적이 결국 대출 확대에 있는 만큼, 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굳이 높은 금리를 제시해 자금을 끌어올 필요성이 줄어든다. 특히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대 중반 수준으로 관리되면서 은행들은 대출 공급 자체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수신을 늘릴수록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지고 이자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고금리 예금 경쟁 대신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전략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요구불예금이나 파킹통장처럼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낮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장기간 자금을 묶지 않아도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자금 유입 속도를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들은 단기 자금을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협업해 ‘Npay 머니 우리 통장’을 출시하며 입출금이 자유로운 구조임에도 200만원 이하 구간에 대해 최고 연 4.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본금리는 낮지만 이벤트 금리와 포인트 적립 혜택을 결합해 체감 수익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초기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판매 규모를 확대하는 등 흥행 사례도 나타났다.

신한은행 역시 CJ올리브영과 제휴한 ‘올리브영 SOL통장’을 통해 단기 자금 확보에 나섰다. 해당 상품은 올리브영 이용 실적에 따라 200만원 한도까지 최고 연 4.5% 금리를 제공하며, 상품권과 할인 쿠폰 등 다양한 소비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 금융상품을 소비 플랫폼과 결합해 고객의 일상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임베디드 금융’ 전략이 반영된 사례다.

사진제공=신한은행

하나은행은 ‘모임 자금’이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나모임통장’은 입출금 계좌와 별도로 금고 영역을 분리해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했으며, 금고에 보관된 자금에 대해 최대 300만원까지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단순 보관을 넘어 모임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이자까지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지방은행과 저축은행도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광주은행의 ‘매일이자Wa파킹통장’은 이름 그대로 이자를 매일 지급하는 구조를 도입해 고객 체감도를 높였으며, 다올저축은행의 ‘Fi 쌈짓돈 통장’은 소액 구간에 대해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등 금리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 상품은 단순 금리 경쟁을 넘어 기능과 혜택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 모임 관리, 포인트 적립 등 생활 밀착형 기능을 접목해 고객을 장기간 묶어두려는 전략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금리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환경에서 ‘사용 경험’을 경쟁 요소로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는 자금의 성격이 달라진 데서 비롯된다. 현재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장기 투자 목적보다는 투자 시점을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의 성격이 강하다. 이들은 높은 금리보다 유동성과 접근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은행들도 이에 맞춰 상품 구조를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수신 구조 변화는 은행의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금금리는 정체된 반면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오르는 흐름을 보이면서 예대금리차는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흐름을 두고 이자장사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예금금리는 오르지 않는데 대출금리만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정책 환경과 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자금 운용 여건이 제한적이며, 무리한 금리 인상은 오히려 금융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투자 대안이 다양해진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 채권, ETF 등 다양한 투자 수단이 확대되면서 예금의 상대적 매력이 낮아졌고, 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것만으로는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금리 경쟁 대신 고객 경험과 편의성, 그리고 플랫폼 연계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에도 증시 변동성과 금리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단기 자금 선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에 따라 파킹통장, 제휴형 상품, 생활금융 서비스 등 수신 전략도 함께 고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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