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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폭염에 바깥 대신 실내로

“너무 더워서 야외활동은 엄두도 못 내겠어요. 집에만 있기도 답답해서 시원한 곳을 찾아왔어요.”

지난 6일 청주청원도서관을 찾은 이용객들이 의자에 앉아 독서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김한용기자

“너무 더워서 야외활동은 엄두도 못 내겠어요. 집에만 있기도 답답해서 시원한 곳을 찾아왔어요.”

9일 오후 충북 청주시의 한 도서관에서 만난 직장인 박정훈씨는 지난주부터 시작한 휴가를 실내에서 보내고 있었다.

당초 여행을 계획했지만 폭염이 한풀 꺾인 뒤로 일정을 미뤘다.

박씨는 “지금은 에어컨 바람을 쐬며 쉬는 게 최고의 피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야외 대신 도서관이나 영화관, 대형쇼핑몰 등 실내로 향하는 발길이 늘고 있다.

휴가철에도 바다와 계곡 등 야외 피서지보다 가까운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며 여가를 보내는 모습이다.

이날 청주청원도서관과 가로수도서관은 책을 읽거나 공부하며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어린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은 가족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로수도서관은 문을 열기 전부터 시민들이 기다리는 이른바 ‘오픈런’이 나타날 정도였다.

아버지와 함께 도서관을 찾은 김시헌군(10)은 "집에서도 에어컨을 틀긴 하지만 여기는 책도 있고 시원해서 좋다"고 말했다.

노지영씨(41)는 비용 부담이 없다는 점을 도서관의 장점으로 꼽았다.

노씨는 "키즈카페나 다른 공간은 돈을 써야 하지만 도서관은 아이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시원해서 찾게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통계로도 이용객 증가가 확인된다.

지난 7월 청주청원도서관 이용객은 7224명으로 6월 5960명보다 1264명(21.2%) 증가했다.

개관일수 차이를 고려해도 하루 평균 이용객이 248명에서 278명으로 12.1% 증가했다. 도서 대출 건수도 6월 1만2195건에서 7월 1만6217건으로 33.0% 뛰었다.

청원도서관 관계자는 “이용객들이 확실히 많이 늘었다”라며 “날씨가 워낙 덥다 보니 북캉스를 많이 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더위를 피하려는 발길은 도서관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 7일 오후 청주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평일임에도 빈자리를 기다리는 차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고 전광판은 이미 '만차'를 알리고 있었다.

매장 안도 활기가 넘쳤다.

식당가와 카페는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붐볐고 서점에서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인근 아웃렛 역시 여름 의류를 고르거나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이 몰렸다.

영화관 역시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여름 기대작 개봉이 잇따르는 가운데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관객도 2025년보다 크게 늘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본격적인 휴가철로 꼽히는 지난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첫째 주까지 충북지역 영화관 관람객은 24만58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같은 기간 19만81명보다 29%가량 늘어난 수치다.

7월 한 달간 충북지역 영화관 관람객은 29만3785명으로 2025년(28만4072명)보다 늘었다.

전국 누적 관객 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누적 관객은 7293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5808만명)을 상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엔데믹 이후 최다 관객을 기록했던 2023년(1억2514만명)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흥행작이 잇따라 개봉한 데다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영작과 개봉 일정 등 관람객 수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폭염 속 실내 여가 수요가 늘어난 흐름은 이동 데이터에서도 알 수 있다.

티맵모빌리티가 폭염이 본격화한 7월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주요 방문지 목적지 설정 건수를 분석한 결과 쇼핑 카테고리는 2025년보다 5.2% 증가했지만 여행·레저 카테고리는 16.5% 감소했다.

야외 피서지는 직격탄을 맞았다. 수상·해양스포츠 시설은 52.5% 줄었고 전망대(-50.4%), 호수(-49.1%), 폭포·계곡(-47.9%), 테마파크(-37.7%), 온천(-23.4%) 등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실내 시설 이용은 늘었다. 극장은 2025년보다 52.1% 증가했고 과학관(42.7%), 공연장(39.2%), 대형마트(26.2%), 백화점(4.5%)도 늘었다.

티맵모빌리티는 폭염으로 장시간 야외활동을 피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냉방시설을 갖춘 실내 문화·쇼핑 시설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봤다. / 박장미·김한용기자

지난 7일 오후 청주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평일임에도 빈자리를 기다리는 차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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