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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팝업스토어의 변신…굿즈 매장 넘어 팬덤 플랫폼으로"

IT조선은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겸 부대표를 만나 팝업 스토어와 팬덤 비즈니스 전략을 들었다. 오프라인에서 보이는 팬덤 데이터 비마이프렌즈는 팝업 스토어를 기획할 때 팬덤의 성향을 먼저...

"팝업스토어의 변신…굿즈 매장 넘어 팬덤 플랫폼으로"

팝업 스토어가 단순 굿즈 판매 공간에서 팬덤 데이터를 수집하는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팬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왜 소비하는지 오프라인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다. 기업들은 현장에서 확인한 반응을 다음 상품과 공간 기획에 반영하며 팬덤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실제 팝업 스토어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팝업·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팝업 스토어 수는 3371개로 전년보다 96% 증가했다. 올해 4월에는 성수에서만 한 주에 60개 이상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작품 1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홍콩, 자카르타, 싱가포르, 방콕,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 등으로 이어지는 월드투어 형태로 열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팝업 스토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마이프렌즈가 맡았다. 비마이프렌즈는 팬덤 비즈니스 솔루션 ‘비스테이지’ 개발·운영사이자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FLO)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의 모회사다. IT조선은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겸 부대표를 만나 팝업 스토어와 팬덤 비즈니스 전략을 들었다.

하세정 비마이프렌즈 부대표 겸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 변인호 기자

오프라인에서 보이는 팬덤 데이터

비마이프렌즈는 팝업 스토어를 기획할 때 팬덤의 성향을 먼저 살핀다. 팬들이 어떤 옷을 입고 현장을 찾는지, 어떤 상품군을 선호하는지, 아티스트나 캐릭터의 어떤 요소에 반응하는지 확인한다. 같은 콘텐츠를 좋아하더라도 팬덤마다 원하는 상품과 공간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세정 CBO는 팬덤 성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현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굿즈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편이 더 많은 수익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지만 비마이프렌즈가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고집하는 이유다. 온라인에서는 구매자의 연령·성별과 구매량 같은 수치 데이터가 중심이다. 반면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특정 IP 팬덤이 어떤 색을 선호하고 어떤 범주의 상품을 많이 착용·소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 CBO는 “몬스타엑스 아이엠 솔로 활동 관련 팝업 스토어를 기획할 때는 아이엠의 음악과 콘셉트에 맞춰 상품과 공간을 블랙, 그레이, 메탈 톤으로 구성했다”며 “기획 과정에서 아이엠 팬들이 실제로 무채색 옷을 많이 입고 현장을 찾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팬덤의 취향과 공간의 색깔이 맞아야 반응이 나온다”며 “오프라인에서 본 팬덤의 특징이 다음 기획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하 CBO는 넷마블 캐릭터사업부, CJ ENM 캐릭터전략국,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산하 빅히트IP 대표 등을 거치며 게임·애니메이션·음악 관련 IP 보유기업에서 IP 비즈니스를 담당한 인물이다. 그가 방탄소년단(BTS)을 포함한 여러 IP를 다루며 쌓은 결론은 팬들이 콘텐츠를 왜 좋아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좋아하는 이유를 알아야 상품과 공간을 팬덤 취향에 맞게 설계할 수 있어서다.

여의도 더현대 지하 2층 케이팝 데몬 헌터스 1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 입구 전경. / 변인호 기자

성수 데이터가 바꾼 케데헌 1주년 팝업 스토어

실제 비마이프렌즈는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팝업 스토어 결과를 올해 1주년 팝업 스토어에 반영했다. 지난해 팝업 스토어는 작품 속 세계관과 캐릭터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경험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는 지난해 현장에서 확인한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상품군과 사이즈를 조정했다.

하세정 CBO는 “지난해 팝업 스토어에 예상보다 어린이 고객이 많이 와서 의류 굿즈는 더 작은 사이즈까지 준비했고 상품군을 늘렸다”며 “어린이 고객은 헌트릭스를 더 좋아하고 성인 고객은 호랑이 ‘더피’를 선호해서 그에 맞게 굿즈 구성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정은 굿즈가 여러 개 출시돼도 필요한 것만 골라 사는 선별적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 CBO는 팬덤 비즈니스의 타깃을 크게 콘텐츠 소비자, 선별적 소비자, 슈퍼팬 세 유형으로 구분했다. 콘텐츠 소비자는 말 그대로 콘텐츠만 소비하는 이들이다. 슈퍼팬은 멤버십 가입·상품 구매 등에 적극적인 IP 충성고객층을 말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서비스에만 선별적 소비를 하는 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사업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기획 전부터 해당 IP 팬덤이 왜 그 IP를 좋아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공급자 관점에서는 쉽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팬들이 좋아하는 지점은 한 끗 차이에서 갈린다”라며 “그 차이가 상품과 공간에 반영될 때 팬덤은 자신들을 잘 아는 사람들, ‘팬잘알(팬을 잘 아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을 느끼고 마음을 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팬덤 안에서도 가볍게 즐기는 층, 필요한 것만 고르는 선별적 소비자,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슈퍼팬이 갈린다”며 “선별적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만한 이유를 만들어줘야 팬덤 비즈니스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5월 22일 여의도 더현대 지하 2층에서 열린 케이팝 데몬 헌터스 1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에서 어린이와 함께 온 성인 관객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 변인호 기자

한국 운영 결과가 해외 팝업 매뉴얼로

비마이프렌즈는 국내에서 먼저 연 팝업 스토어 운영 결과를 해외 도시로 확장할 때 매뉴얼로 삼는다. 한국 소비자는 상품과 공간을 보는 기준이 높고 피드백도 빠르다. 한국 소비자의 기준을 만족시키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산업계의 통설이 팬덤 비즈니스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하 CBO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 IP를 확장할 때 기준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이다”라며 “우리나라의 높은 기준은 해외 IP가 글로벌 공략 전 테스트베드로 한국을 거치는 추세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팝업 스토어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됐다. 비마이프렌즈는 K팝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IP라는 특성을 고려해 K팝 팬덤과 애니메이션 팬덤을 함께 봤다. 작중 아이돌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를 버추얼 아이돌처럼 다루지 않았다. 작품 속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덤을 전제로 공간과 상품을 설계했다.

하세정 CBO는 “비마이프렌즈는 팬덤이 덕질하기 좋고 편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목표여서 직원도 무언가 혹은 누군가의 팬인 사람들을 채용하고 있다”며 “이런 덕질의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같이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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