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겸 대구 남구의회 의장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는 현 정부 정책에 '지방'이 철저히 배제되어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씁쓸한 자리였다.
예정된 시간을 60분이나 넘어가며 진행됐지만 대통령의 부동산 보유세 과세 의지만 재차 강조됐을 뿐 붕괴 위기에 처한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나 대안은 전무했다. 이에 필자는 지방의회의 수장이자 지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40대 가장으로서 벼랑 끝에 선 지방의 현실을 대변하며 현 정부에 과연 지방과 대구·경북(TK)을 위한 정책이 존재하는지 엄중히 따져 묻고자 한다.
첫째,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지방'은 과연 존재하는가. 대구를 비롯한 지방은 전국 최다 미분양 사태로 신음하고 있음에도 정부 정책은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행 부동산 정책이 지역 간 여건을 균형 있게 반영하고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국가의 균형발전 의무를 명시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3조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태다. 정부는 수도권 중심의 정책 기조를 보완하고 지방이 직면한 현실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둘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신뢰를 상실했다. 섣부른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수도권 집값을 잡기는커녕 지방과 수도권 간 시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지역의 인프라와 수요를 철저히 무시한 맹목적 공급 정책은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을 부추기며 지방소멸을 가속하고 있다. 특히 작금의 정책 기조에서 엿보이는 노골적인 '대구·경북(TK) 패싱'과 홀대는 지역민의 분노를 임계점으로 몰아넣고 있다.
셋째, 이주자 대책 없는 폭력적인 재개발·재건축 제도가 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1조는 명백히 원주민과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규제 완화와 사업 신속화 기조 속에서 수십 년간 지역을 지켜온 원주민과 영세 세입자들이 충분한 이주 지원 없이 주거 불안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부동산 정책인가. 지역의 현실과 서민의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은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는 공감과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정부는 다음을 즉각 실행하라.
하나, 이달 말 발표될 정책에 수도권과 지방의 시장 상황을 반영한 '금융·세제 규제 차등 적용안'과 '지방 미분양 해소 특별 대책'을 반드시 포함하라. 둘,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재개발·재건축 추진 시 원주민과 세입자의 실질적 이주 대책을 법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라.
지방과 서민이 무너지면 국가의 존립 기반도 무너진다. 현 정부는 수도권 중심으로 평가받는 현행 부동산 정책 기조를 재검토하고 지방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균형 있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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