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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럼프의 이란 압박·구글 '터보 퀀트' 충격…뉴욕증시 급락

인공지능(AI) 기술을 공개하면서 반도체·빅테크 주가가 투매 양상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이날은 AI와 반도체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날이기도 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79% 급락했다. 전날 구글이 발표한...

트럼프의 이란 압박·구글 '터보 퀀트' 충격…뉴욕증시 급락

-이란 전면전 우려 확산과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 심화

-구글 AI 메모리 압축 기술 발표에 반도체·빅테크 동반 급락, 에너지·유틸리티만 방어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뉴욕증시가 지정학적 긴장과 기술 업종 충격이 겹치며 급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강경 발언으로 전면전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구글이 메모리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공개하면서 반도체·빅테크 주가가 투매 양상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9.38포인트(1.01%) 떨어진 45,960.1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4.74포인트(1.74%) 하락한 6,477.16,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521.74포인트(2.38%) 급락한 21,408.08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심리를 가장 크게 흔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이란 압박이었다. 트럼프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이란은 합의를 구걸하고 있다”며 “우리가 적절한 합의를 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것(합의)을 할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하며, 이란의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는 방안도 “선택지에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의 종전 제안을 두고 고자세를 유지하자 트럼프는 이란이 “진지하게 임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트럼프가 대규모 지상군 투입 쪽으로 기울었으며, 이란 석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 섬 장악이 목표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지상군의 이란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종전 협상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됐고, 이는 곧바로 주식시장 매도로 이어졌다.

울프리서치의 토빈 마커스 미국 정책·정치 부문 총괄은 “최근 시장 움직임은 이란이 거짓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우리는 확신할 수 없고 이런 모호함은 오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장에서부터 약세를 보이던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뉴욕 정규장 내내 낙폭을 키웠다.

다만 장 마감 후 트럼프가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4월 6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히자, 주가지수 선물은 낙폭을 상당 부분 줄였다. 트럼프가 뉴욕증시 개장 전과 마감 후에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는 패턴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날은 AI와 반도체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날이기도 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79% 급락했다. 전날 구글이 발표한 논문에서 ‘터보 퀀트(Turbo Quant)’라는 새로운 AI 압축 알고리즘을 공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기술은 기억 데이터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데이터 크기를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이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이 동일한 성능을 내는 데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대폭 축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모리 수요를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올해 메모리칩 공급 부족을 배경으로 급등했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한 차익 실현과 투매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 AMD(에이엠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일제히 8% 안팎 하락했다. TSMC는 6.22%, ASML은 4.62% 떨어졌고, AI 열풍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도 4.16% 밀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관련 종목도 예외는 아니었다. 샌디스크는 11.02%, 웨스턴디지털은 7.70% 급락하며 투자심리 악화를 보여줬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섹터가 1.57% 오르며 유일한 강세를 보였고, 방어주 성격의 유틸리티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통신서비스 업종은 3.46% 떨어졌고, 기술과 산업 업종 역시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초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애플만이 소폭 강보합권에서 선방했을 뿐, 나머지 빅테크는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메타는 자사 소셜미디어가 아동 관련 안전성을 훼손했다는 법원 판결로 수억달러 규모의 배상금을 부과받은 뒤 주가가 8%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배상액 자체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메타의 광고 수익 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점을 더 큰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화정책 기대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말(12월)까지 기준금리가 25bp(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35.1%로 반영했다. 전 거래일 마감 당시 18.5%에서 하루 만에 크게 뛰었다. 반면 금리 동결 가능성은 53.8%까지 낮아졌다.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한층 위축됐다.

시장 불안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2.11포인트(8.33%) 오른 27.44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기술 패러다임 변화 우려, 통화 긴축 가능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뉴욕증시는 하루 새 투자심리가 급랭하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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