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에서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왼쪽 6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넥스트레이드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1년 만에 시장 안착을 넘어 자본시장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0년간 이어진 한국거래소 단일 체제에 균열을 냈다는 점에서다. 다만 성장세가 가팔라질수록 내부에서 불거진 전관 논란과 경쟁사와의 갈등도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출퇴근길 투자자 끌어들이며 '불장' 수혜 톡톡히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3월 4일 개장 이후 1년간 누적 거래대금 2338조원, 거래량 473억주를 기록했다. 전체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28.8%, 거래량의 11.8%를 차지하는 규모다. 프리마켓(오전 8~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을 도입해 하루 12시간 거래를 가능하게 한 것이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출퇴근 시간대 직장인 투자자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프리·애프터마켓 일평균 거래대금은 출범 초기 약 1조1000억원에서 최근 8조9000억원으로 8배 넘게 뛰었다. 코스피 5000 돌파로 상징되는 증시 호황과 맞물린 덕도 봤다. 올 1~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출범 초기 2분기 대비 2.8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현재 국내 증권사 36곳 가운데 32곳이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
수수료는 한국거래소 대비 평균 30% 저렴하다. 경쟁 체제 출범이 거래소 서비스 가격 경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주식거래 수수료를 20~40% 낮추는 맞불을 놨다. 재무적으로도 체력을 입증했다. 출범 직후부터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9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표=금융위원회
"틀 짠 사람이 게임도 뛴다" 조각투자 전관 논란은 숙제
빠른 성장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상황도 벌어졌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대체거래소의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한국거래소의 15%를, 개별 종목은 3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거래량이 한도에 근접하자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부터 인기 종목 거래를 잇따라 한시 중단해야 했다. 카카오·한국전력·에코프로 등 총 145개 종목의 거래를 순차적으로 멈춘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거래 가능 종목도 당초 목표였던 800개에서 620개 수준으로 줄었다. 넥스트레이드는 규제 완화를 당국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또 ETF·조각투자·STO 등으로 거래 대상을 넓히고, 기관 특화 서비스와 다크풀(비공개 주식거래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동시에 거래 플랫폼으로서 운영 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사실 넥스트레이드의 최대 이슈는 바로 전관 논란이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학수 대표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재직 시절인 2015년 ATS 경쟁력 강화 관련 연구용역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연구는 이후 ATS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고, 김 대표는 그 제도의 직접 수혜 사업자인 넥스트레이드를 2022년 법인 설립 시점부터 이끌어왔다. 다만 넥스트레이드는 김 대표는 금융위 재직 당시 ATS 인허가 등 개별 사업자 관련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제도를 설계한 인물이 그 제도의 수혜자이자 규제 완화 건의의 당사자가 되는 구조적 모순이 만들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과정에서 불거진 경쟁사 루센트블록과의 갈등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루센트블록은 넥스트레이드가 컨소시엄 참여를 명분으로 내부 자료를 확보한 뒤 독자 인가를 신청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NXT 컨소시엄과 관련해 루센트블록이 제기한 기술 탈취 논란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 조사가 개시되면 인가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한편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받은 NXT 컨소시엄과 KDX 컨소시엄은 올해 4분기 시장 개설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컨소시엄은 법인과 시스템 구축 등을 마친 뒤 금융 당국의 본인가 절차를 거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NXT 컨소시엄에는 넥스트레이드를 중심으로 뮤직카우와 신한투자증권, 아이앤에프컨설팅, 하나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참여하고 있다. KDX 컨소시엄도 조직 내 전담팀을 구성해 조각투자 장외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KDX 컨소시엄에는 키움증권, 교보생명, 카카오페이증권, 흥국증권, 한국거래소, 카사코리아 등 20곳이 넘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참여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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