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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쿠키과학] 국산 꼬마위성 ‘도요샛’, 태양폭풍 속 대기저항 밝혔다

슈퍼 태양폭풍 기간인 2024년 5월 11일 오전 6시 53분, 도요샛-나래가 우주공간에서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지를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TK)로 재현한 모습.

슈퍼 태양폭풍 기간인 2024년 5월 11일 오전 6시 53분, 도요샛-나래가 우주공간에서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지를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TK)로 재현한 모습. 위성에 실린 태양센서와 자기장센서 정보를 이용해 위성의 자세를 계산하고, 이를 3차원 위성 모델에 적용해 실제 위성이 진행 방향(붉은 화살표)을 기준으로 어느 면을 향하고 있었는지 시각화했다. 한국천문연구원

10㎏급 초소형위성 ‘도요샛’이 슈퍼 태양폭풍 속에서 약 300m 낮아진 궤도를 이용해 우주의 희박한 대기가 위성을 끌어당기는 힘을 측정했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이하 천문연)은 도요샛(SNIPE) 연구팀이 초강력 태양폭풍이 지구 저궤도 위성에 가하는 대기 저항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우주는 진공에 가깝지만 지구 저궤도에는 매우 희박한 대기가 남아 있다.

위성은 이 대기와 부딪치면서 진행 방향의 반대쪽으로 끌어당기는 ‘대기 항력’을 받는다.

항력이 커지면 위성의 속도가 줄고 궤도도 점차 낮아진다.

연구팀은 2024년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32시간 동안 발생한 슈퍼 태양폭풍에 주목했다.

2003년 11월 이후 가장 강력했던 이 태양폭풍은 강원도를 비롯한 세계 여러 중·저위도 지역에 오로라를 만들었다.

폭풍이 지구를 덮치는 동안 도요샛 3기의 고도는 약 300m 낮아졌다.

연구팀이 각 위성의 궤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폭풍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위성 주변의 대기 밀도가 평상시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이후 대기 밀도는 점차 폭풍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고도 500㎞ 부근에도 대기가 존재하지만 밀도가 매우 낮아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비슷한 고도에서 함께 비행하는 도요샛 3기의 궤도 변화를 비교해 대기 저항과 밀도 변화를 계산했다.

슈퍼 태양폭풍 당시 도요샛 운용 가상도. 한국천문연구원

도요샛에서 계산한 대기 밀도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대형 위성 ‘그레이스-팔로우온(GRACE-FO)’이 측정한 관측값과 일치했다.

특히 모양과 운용 고도가 거의 같은 도요샛 나래와 라온도 자세 제어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대기 저항을 받았다.

안정적으로 자세를 제어한 나래의 궤도 정보로 계산한 대기 밀도가 NASA 위성의 관측 결과와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

2024년 5월 초강력 태양폭풍(회색 음영 구간) 전후로 도요샛-가람(A, 파랑), 도요샛-나래(B, 주황), 도요샛-라온(D, 초록) 세 위성의 궤도 고도(위 2개 그래프), 대기 저항에 의한 궤도 에너지 손실률, 위성 궤도 자료(TLE)에서 얻은 대기 저항 계수, 대기모델(MSIS)이 예측한 대기밀도 변화(아래)를 함께 나타낸 그래프다. 태양폭풍이 절정에 이른 시점에 세 위성 모두 고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대기저항 계수와 대기밀도가 동시에 치솟았다가, 폭풍이 잦아들며 점차 평상시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태양폭풍으로 인한 대기 팽창과 위성 궤도 감쇠가 서로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번 연구는 값비싼 정밀 측정 장비 없이 위성의 궤도와 자세 정보만으로 저궤도 대기 밀도를 감시할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여러 초소형위성이 무리를 지어 비행하면 각 위성의 자료를 비교해 대기 밀도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태양폭풍에 따른 대기 저항은 저궤도 위성의 수명과 운용 안정성을 좌우한다.

실제 2022년 2월 발사한 스타링크 위성 가운데 다수가 태양폭풍으로 증가한 대기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고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다.

지구와 가까운 초저궤도 위성은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고 통신 성능과 발사 비용을 개선할 수 있어 국방과 통신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크다.

반면 대기 저항을 많이 받아 궤도 수명이 짧고 안정적인 운용이 어렵다.

태양활동에 따른 대기 밀도 변화를 관측하고 예측하는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도요샛은 천문연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날씨를 관측하기 위해 공동 개발한 큐브위성군이다. 가람·나래·다솔·라온 등 4기로 구성, 2023년 5월 누리호 3차 발사를 통해 고도 약 550㎞ 태양동기궤도로 향했다.

다솔은 발사체에서 사출되지 못했고 가람은 전력 부족으로 본격적인 과학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나래와 라온은 설계 수명 1년을 넘겨 3년째 전리권과 자기권의 플라즈마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

전리권은 지표면에서 약 60∼1000㎞ 높이에 있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우주 영역이다.

도요샛은 2024년 5월과 10월, 2025년 11월, 2026년 1월 발생한 네 차례의 초강력 태양폭풍을 견뎠다.

자세에 따른 대기 저항의 차이(도요샛-나래 vs 도요샛-라온). 같은 모양과 크기의 큐브위성이라도 자세에 따라 받는 대기 저항이 다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은 후속 위성 ‘도요샛 2(SNIPE-2)’를 기획해 초저궤도 우주환경 감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송호섭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국산 큐브위성을 이용해 저궤도의 대기 저항을 분석한 국내 첫 연구”라며 “초저궤도 위성이 늘어나는 만큼 여러 지점의 대기 밀도를 정확히 예측하는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요샛 연구책임자인 이재진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설계 수명 1년인 국산 꼬마 위성이 3년 넘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우주환경을 관측했다”며 “국산 초소형위성이 우주과학과 국방 감시 등에서 저비용·고효율로 활약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스페이스 웨더(Space Weather)’에 게재됐다.

(논문명: Orbital decay of the three SNIPE CubeSats during the Super Geomagnetic Storm in May 2024)

도요샛 발사 3주년 기념 워크숍에 참석한 개발자 및 관계자. 한국천문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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