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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단독] 사람처럼 ‘열 손가락’ 삼성 로봇…휴머노이드 ‘손 기술’ 경쟁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지난 1월6~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6’에서 자동차 부품을 옮기고 있다.

[단독] 사람처럼 ‘열 손가락’ 삼성 로봇…휴머노이드 ‘손 기술’ 경쟁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지난 1월6~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6’에서 자동차 부품을 옮기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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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사람처럼 양손에 다섯개씩, 모두 열개의 손가락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로봇이 사람이 쓰는 공구와 작업 환경을 그대로 다루려면 사람 손을 닮은 정밀한 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시이에스’(CES)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엘지(LG)그룹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휴머노이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르면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캠퍼스에 있는 ‘알엑스(RX) 사업추진실’을 찾아 로봇 팔과 손의 정밀 조작 기술을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엑스 사업추진실 신설 이후 첫 방문으로, 열 손가락 로봇이 물건을 집어 옮기고 다루는 시연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은 삼성전자가 로봇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는 사람의 손을 최대한 본떠 만들었다. 사람의 힘줄처럼 케이블을 이용해 손가락을 움직이는 기술을 적용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에게 맞춰 설계된 작업 공간에서 섬세하게 공구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로봇 손 기술’은 휴머노이드 작업 능력을 좌우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한재권 한양대 교수(로봇공학과)는 “로봇이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므로 (손 기술 기능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로봇 연구개발과 사업화 조직을 모아 대표이사 직속 알엑스 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로봇 전략을 이끌었던 인력을 영입해 손 기술에 집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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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투자하는 다른 기업의 선택도 제각각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최근 공개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새로운 손은 한 손에 네 손가락씩, 모두 여덟개의 손가락을 갖췄다. 손가락 수를 줄이면 구동 구조를 단순화해 액추에이터와 제어 시스템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작업 능력을 확보하면서도 제작과 유지·보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설계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쪽은 “실험과 시뮬레이션, 3D 프린팅 목업 등으로 최적의 설계를 찾았다”고 설명했다.현대차는 로봇 양산과 현장 투입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다섯 손가락 구조는 사람 손과 형태가 같아 사람의 손동작을 그대로 모사할 수 있어 작업의 범용성이나 원격 조작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엘지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드’와 테슬라의 ‘옵티머스’도 손가락이 열개다. 엘지전자는 가사 부담을 덜어준 가전제품이 궁극적으로 로봇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엘지그룹은 엘지전자 액추에이터, 엘지이노텍 센싱 기술, 엘지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급 등 그룹 계열사의 핵심 부품 역량을 결합해 ‘피지컬’(물리적 행동 수행) AI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엘지그룹은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공동 개발하고, 내년 1분기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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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손가락 수만으로 조작 능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관절의 자유도와 가동 범위, 촉각 센서 등이 실제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박해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기계공학과)는 “손가락 다섯개를 원하는 이유는 사람의 움직임을 똑같이 따라 하려는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손동작 학습에 활용하는 데이터가 사람의 동작 데이터인 만큼, 다섯 손가락 구조의 로봇에 적용하기 용이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열리는 CES는 국내 대기업의 휴머노이드 기술이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세 그룹 모두 휴머노이드를 제조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가운데, 다양한 작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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