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익성 의구심에 증시 혼란
외국인 11조 2000억 원 순매도
‘삼전·닉스’에서만 8조 원 이탈
이번 주 빅테크 실적 발표 ‘촉각’
AI 투자 변동 여부에 관심 집중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 등으로 지난주 폭락한 국내증시가 이번 주에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주가지수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 속에 외국인이 반도체 대형주를 대거 내던지면서 코스피가 지난주에만 14% 넘게 추락했다. 주말 사이 미국 반도체주가 또다시 급락해 이번 주에도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6일 5668.05로 정규장을 마쳐 한 주 전(8일)보다 957.88포인트(14.46%) 떨어졌다. 15일에는 하루 새 7.57% 급락하면서 코스닥 시장과 함께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는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해 20.70% 빠졌다. 7거래일 기준으로 이보다 낙폭이 컸던 때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뿐이다.
하락의 출발점은 AI 산업의 돈벌이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격이 부실 수준으로 떨어지고, AI 개발사 앤트로픽의 매출 증가율이 크게 꺾였다는 소식이 잇따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코어위브처럼 AI용 연산 장비를 빌려주는 신생 클라우드 업체의 80% 이상이 독립 사업자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것도 불안을 키웠다.
국내에선 7월 급락으로 손실을 본 개인과 여력이 부족한 연기금 등 기관이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소각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지수를 떠받칠 힘도 약해졌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11조 206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5조 3565억 원)와 삼성전자(3조 4763억 원) 두 종목에서만 8조 8328억 원이 빠져나갔다. 두 종목 주가는 각각 24.3%, 17.8%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16일 2.05% 오르며 8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같은 날(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코어위브 신용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83% 내렸고 코스피200 야간선물도 3.50% 떨어진 채 마감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고 본다. NH투자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코어위브 사태가 AI 산업 전체가 아닌 개별 기업 이슈라는 점이 확인될 시 반도체부터 강하게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반등이 이어지려면 외국인 매도세부터 잦아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상무는 “향후 한국 증시의 반등을 위해서는 미국 AI 관련 회사채 스프레드 안정과 외국인 매도 압력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AI 투자 수익성을 둘러싼 논의와 빅테크 실적, 국내 수출 지표 등이 증시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19~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가트너 IT 심포지엄에서는 기업들의 AI 투자수익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이어 20~22일 엔비디아 개발자회의 GTC 베를린이 열리고, 21일에는 메타 등 빅테크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빅테크가 AI 설비투자 계획을 그대로 끌고 가는지가 반도체주 반등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21일 이달 1~20일 수출입동향이 나와 반도체 수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2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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