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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코스닥, 대변혁의 시간…달라진 게임의 룰 [스페셜 리포트]

증권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라는 확실한 실적 기반이 지수를 받쳐주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바이오·기술 성장주 비중이 높아 이익의 가시성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정책 기대만으로 지수를...

코스닥, 대변혁의 시간…달라진 게임의 룰 [스페셜 리포트]

코스닥 시장은 오랜 기간 ‘투기 세력 놀이터’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는 테마별 순환매(잠깐용어 참조)나 외부 이슈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린 탓이다. 이 같은 구조는 코스닥 디스카운트로 이어졌다.

기관 자금 유입은 제한적이었고 개인 중심의 단기 매매가 시장을 좌우했다. 이른바 ‘시세 조종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에게 휘둘린 경우도 상당수였다. 그동안 코스닥 신뢰도가 바닥을 친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정부가 대변혁을 예고하면서다. 일단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승강제 도입을 추진해 시장 신뢰도와 경쟁력 제고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투자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순환매에 의존하던 테마형 장세에서 펀더멘털에 따라 자금 유입이 갈리는 ‘종목 장세’로 흐름이 바뀔 수 있단 얘기다.

코스닥 시장이 정부와 금융당국 주도의 대변혁에 나섰다. 사진은 여의도 전경. (매경DB)

변화(1) 좀비 퇴출 본격화

코스닥 순이익 71% 증가

대변혁의 시작점은 ‘퇴출’이다. 정부는 3월 18일 자본 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을 신속히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첫 타깃은 코스닥 동전주다. 오는 7월부터 이른바 ‘1000원 룰’을 시작한다. 일정 기간 1000원 미만에서 거래되면 우선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유예 기간 동안 주가가 1000원 선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까지 검토하는 구조다. 한국거래소(KRX)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올 연초(1월 2일)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는 178개다. 전체 1830개 상장사 가운데 비중은 약 9.7% 수준이다. 금융위원회가 동전주 상장폐지 방침을 발표한 지난 2월 12일에도 동전주 수는 168개(전체 1821개 중 약 9.2%)였다. 3월 25일 기준으로는 동전주가 183개로 오히려 이전보다 늘었다. 전체 1820개 상장사 가운데 비중은 약 10%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시뮬레이션 결과 개편안이 본격 시행되면 코스닥에서 최소 100곳, 많게는 220곳까지 상장폐지 위험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뿐만 아니다. 금융당국은 시가총액 기준도 높였다. 오는 7월부터 기존 150억원 → 200억원으로 상향한다. 또 2027년 1월부터는 200억원 → 300억원으로 허들을 높일 예정이다. 공시 위반 벌점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도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췄다.

증권가는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부실 기업이 정리되면, 코스닥 실적 추정치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권범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상장폐지 네 가지 요건(① 시총 300억원 미만 ② 1000원 미만 동전주 ③ 완전 자본잠식 ④ 벌점 10점 이상)에 부합하는 코스닥 종목은 306개”라며 “이들의 상장폐지를 가정하면 코스닥 순이익은 12개월 후행(trailing) 기준 3조6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71.6%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코스닥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될 전망이다. ROE는 기업이 가진 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는지를 나타낸다. 삼성증권은 코스닥 ROE가 기존 1.5%에서 2.8%로 1.3%포인트 상향될 것으로 추정했다.

ROE 개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PBR은 기업이 가진 자본에 시장이 얼마의 가격을 매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PBR은 ROE와 주가수익비율(PER)의 함수다. 단기적으로는 상장폐지 효과로 이익은 급증하지만, 주가가 이를 즉각 반영하지 못해 PER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시장이 구조 개선을 반영하기 시작하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돼 PER 역시 점차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ROE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코스닥 전반의 PBR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변화(2) ‘급’ 나누는 코스닥

승강제 도입 역효과 우려도

코스닥 대변혁의 또 다른 축은 ‘분리’다. 코스닥은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성장기업이 시장 안에 뒤섞여 거래되는 구조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른바 평균의 함정으로 인해 일부 경쟁력 있는 기업조차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승강제는 이 같은 구조를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더드’ ‘관리군’으로 나누고 기업의 재무 상태와 성장성에 따라 소속 구간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성과에 따라 상위 시장으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하위 구간으로 내려가게 된다. 프로축구의 1부, 2부 리그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닥은 초기 성장기업부터 수조원의 중견기업까지 한 시장에 섞여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어렵고 우량 기술주 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이 약해졌다”며 “코스닥 전체를 한 바구니로 보지 않고 우량 혁신기업군, 일반 성장기업군, 위험기업군으로 나눠서 평가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다. 인증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단 점에서 투자 장벽을 낮추기 때문이다. 또 관련 ETF 상품 등이 만들어질 경우 추가적인 유동성 유입이 기대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향후 1부 리그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해 기관과 외국인 자금 유입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도 코스닥 전반의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 애널리스트는 “1부 편입이 밸류에이션과 수급의 실질적 프리미엄으로 이어질 경우, 2부에 속한 기업은 수익성 개선·유동성 확대·주주환원·IR 강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기관과 외국인 입장에서도 코스닥 1부는 기존 코스닥 전체보다 선별 부담이 낮아 적합한 투자처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이 코스닥 시장의 자정 기능을 높이고 시장 신뢰 회복과 외국인·기관 자금 유입을 강화할 수 있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낙인 효과’다. 하위 구간으로 분류된 기업은 투자자로부터 사실상 ‘부실기업’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주가 하락은 가속화되고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특히 재무건전성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 바이오텍 등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은 성장이 멈춰설 수밖에 없다”며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부 리그(프리미엄)에 속한 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은 적지 않다. 단순히 상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상위 구간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성과 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는 기업의 투자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승강제 도입 이후에는 단기 실적과 재무 지표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R&D나 설비투자(CAPEX) 등 중장기 투자를 줄이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

변화(3) 액티브 ETF 도입

테마 장세에서 ‘종목 장세’로

코스닥 시장 변화의 마지막 축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다. 액티브 ETF 도입은 단순한 상품 확대가 아니라, 시장 내 자금이 움직이는 방식을 바꿀 전망이다.

기존 코스닥 ETF는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구조였다. 자금이 유입되면 코스닥150 등 지수 구성 종목 전반에 비례적으로 투자되는 방식이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경쟁력과 관계없이 ‘지수에 포함됐느냐’가 수급을 좌우했다. 반면 액티브 ETF는 운용사가 직접 종목을 선별해 편입 비중을 조정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구성 종목 비중을 줄이거나, 종목을 빼고 새롭게 편입한다.

다만 현재 국내 액티브 ETF 상품은 ‘반쪽짜리’에 가깝다. ‘상관계수(0.7) 의무’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액티브 ETF라도 기초지수(비교지수)를 70% 이상 따라가야 한다. 남은 30% 미만 범위 안에서 운용역이 투자 전략을 짤 수 있는 형태다. 코스닥 액티브 ETF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70% 규정’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현기 DB증권 애널리스트는 “새 규정이 적용되면 코스닥 액티브 ETF는 더 높은 운용 자유도 아래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코스닥 액티브 ETF 활성화가 테마 장세 → 종목 장세로 시장 성격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한다. 과거 코스닥은 특정 테마가 형성되면 관련 종목 전반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액티브 자금 유입이 늘어난다면, 같은 업종 내에서도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현상이 빈번해질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액티브 자금은 성과가 검증된 기업에 반복적으로 유입되는 특성이 있다. 한 번 편입된 종목은 추가 자금 유입 시 재차 매수 대상이 되는 반면, 편입되지 않은 종목은 지속적으로 수급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코스닥 내에서도 ‘포트폴리오에 들어간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경계가 점점 뚜렷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강 애널리스트는 “액티브 ETF 등 최근 코스닥 시장의 제도적 변화를 모아 본다면 코스닥 시장에서 종목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액티브 ETF가 지금보다 확산되면 개별 기업에 대한 집중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증시 전체를 끌고 가는 커다란 축이 AI라면, 코스닥에선 종목 장세가 또 다른 축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별 액티브 ETF 비교해보니

4개 상품 겹치는 종목 주목할 만

자산운용 업계는 발 빠르게 코스닥 액티브 ETF를 내놓고 있다. 3월 10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각각 상품을 내놨고, 3월 17일에는 한화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관련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시장 관심은 상당하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3월 25일 기준 4개 코스닥 액티브 ETF의 순자산(AUM)은 1조7412억원에 달한다. KoAct 코스닥액티브가 1조459억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TIME 코스닥액티브가 5549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후발 주자인 한화자산운용 PLUS 코스닥150액티브와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는 각각 351억원과 1053억원이다.

운용 방식과 투자 전략은 상품마다 뚜렷하게 갈린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는 중견·중소형 성장주 발굴에 집중해 ‘알파’ 수익을 추구한다. 편입 상위 종목(시총 기준)만 봐도 알 수 있다. 3월 25일 기준 성호전자(8.5%), 큐리언트(5.7%), 에이치브이엠(3.8%), 비에이치아이(3.3%), 에이비엘바이오(3.2%), 에이치브이엠(3.1%) 등으로 구성했다. 최대 비중 종목인 성호전자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75억원 수준에 머물지만, 증권가에선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 광(光)트랜시버 장비 제조사(ADS테크)들 자회사 덕분이다. ADS테크는 차세대 광통신 기술인 CPO(Co-Packaged Optics)를 바탕으로 광트랜시버를 생산해 엔비디아 자회사(멜라녹스)에 납품하고 있다.

액티브 명가로 불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삼천당제약(9%), 에이비엘바이오(5.8%), 레인보우로보틱스(3.7%), 에코프로(3.7%), 리가켐바이오(3.5%) 등 로봇과 바이오 업종의 코스닥 대표 주도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검증된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변동성을 낮추는 대신 안정적인 수익률을 지향한다. 단기 성과보다는 운용사의 판단에 따른 중장기 포트폴리오 운용에 무게를 둔 것이 특징이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코스닥150액티브’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절충한 구조다. 코스닥 전체가 아닌 코스닥150 지수를 기준으로 삼아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성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동시에 차기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자금을 배분해 성장성을 보완한다. 배터리용 분리막 제조 분야 업체인 더블유씨피(5%)와 입원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를 서비스하는 씨어스테크놀로지(4.6%)가 편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나텍(4.5%), 스피어(3.9%), 파크시스템스(3.8%)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는 테마형 상품이다. 기초지수 자체가 기술이전 바이오 지수를 추종한다.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도 26개로 가장 적다. 시가총액 상위주가 아닌 기술이전(L/O) 실적과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구체적으로 최근 5년간 기술이전 계약 금액을 고려해 편입한다. 비중으로 살펴보면 리가켐바이오(13.1%), 삼천당제약(10.2%), 올릭스(9.3%), 에이비엘바이오(6.9%), 알지노믹스(4.6%)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전반보다 바이오 섹터 흐름에 집중된 만큼 리스크도 큰 편이다.

증권가는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 투자자라면 액티브 ETF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뒤 ‘개별 종목’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4개 액티브 ETF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종목에 투자하는 형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운용사의 판단에 따라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구조인 만큼 여러 상품이 동시에 담고 있는 종목의 경우 유동성이 집중될 여지가 크다”며 “ETF로 자금이 유입될 때마다 운용사 매수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중복 편입 종목은 시장 유동성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월 25일 기준 4개 상품 포트폴리오를 비교해보면 삼천당제약, 에이비엘바이오, 알지노믹스, 리가켐바이오, 올릭스, 보로노이, 오름테라퓨틱 등 8개 종목은 4개 ETF에 모두 공통으로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바이오 기업이다. 기술이전 실적이나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성이 부각된 곳이다. 운용사별 전략은 다르지만, ‘알파’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해당 종목군에 대한 공통된 투자 판단이 이뤄진 셈이다. 3개 포트폴리오만 겹치는 기업의 경우 에스티팜, 디앤디파마텍, 에이프릴바이오, 지투지바이오 등이 꼽혔다.

대변혁, ‘삼천스닥’ 마중물 될까

상단 열리지만 현실화는 ‘글쎄’

코스닥 대변혁은 숫자로 직결되는 변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부실기업이 정리될 경우 코스닥 후행 순이익은 3조6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에서 2.8%로 두 배 가까이 오른다.

적자를 내는 기업이 빠지면서 ‘평균’이 올라가는 구조다. 돈을 못 버는 기업이 줄고, 이익을 내는 기업 비중이 높아진다. 시장의 수익 체질 자체가 달라지는 셈이다.

그동안 코스닥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PER은 높지만 ROE는 낮은 시장이었다. 성장 기대는 반영돼 있지만, 실제 수익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밸류에이션은 높아 보이면서도 기관 자금이 장기적으로 머무르기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됐다.

이번 변화는 이 불균형을 일부 해소하는 방향이다. ROE가 1%대에서 2%대로 올라간다는 것은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니다. 높은 PER을 정당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성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밸류에이션이 더 올라간다기보다, 기존 멀티플을 지탱할 기반이 생기는 구조다.

물론 증권가에선 정부가 선언한 목표 지수인 ‘코스닥 3000’ 달성이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렵다고 평가한다. 현재 시가총액(약 605조원)을 감안하면 지수 3000은 시총이 3배 가까이 늘어나야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최소 1500조원 이상의 추가 시총 확대가 필요하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라는 확실한 실적 기반이 지수를 받쳐주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바이오·기술 성장주 비중이 높아 이익의 가시성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정책 기대만으로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고, 결국 실적 개선과 수급 유입이 함께 확인돼야 지수 레벨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유동성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이다. 대표적인 게 연기금 활용이다. 지난 1월 기획재정부는 연기금 평가 기준에 코스닥 지수를 5% 반영한다고 밝혔다. 연기금이 코스닥 투자 성과를 평가받게 되면 기관 자금의 코스닥 유입은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코스닥은 높은 변동성과 제한적인 대형주 저변 탓에 연기금 자금이 적극적으로 유입되기 어려운 시장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평가 기준이 바뀌면 연기금 입장에서도 코스닥 비중을 일정 부분 확대할 명분이 생긴다.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개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 내다보는 올해 코스닥 목표지수는 제각각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베스트 시나리오(최상의 환경 가정) 기준 2000선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통해 시장 관심이 개선됐고,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 자금 유인 정책의 지속성이 확보돼 코스피와의 성과 괴리가 점차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지수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주로 이익이 주가를 뒷받침 못한다는 점에서 발생하는데, 코스닥 특성상 이익 추정치 기준의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접근법은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눈높이를 낮춘 곳도 있다. 정다운 LS증권 애널리스트는 1400선을 목표지수로 제시하며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이익 기대를 감안하면 코스닥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감안해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부여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3호(2026.04.01~04.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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