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카카오가 카카오톡 안에 에이전트형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이식했다. 22일 정식 출시된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대화 맥락을 읽고 먼저 제안하는 ‘선톡(先Talk)’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기능은 카카오톡 25.9.0 이상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일부 기기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거쳐 서비스가 확대됐다.
사용자는 카카오톡 친구 탭의 ‘AI’ 카테고리에서 카나나를 활성화할 수 있다. 동의 후에는 일반 채팅방 대화 중에도 카나나가 상황을 인식해 별도 알림 형태로 제안을 보낸다. 예를 들어 친구와 약속 날짜를 정하면 캘린더 등록 여부를 묻고, 맛집을 찾는 대화가 오가면 관련 장소를 정리해 추천한다. 조카 돌잔치 선물을 고민하는 맥락이 감지되면 상품 정보를 정리해 제시하는 식이다.
카카오는 여기에 외부 서비스 연동 플랫폼 ‘카카오툴즈’를 결합했다.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방식을 적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외부 서비스를 실시간 호출하고, 단순 답변을 넘어 실제 예약·일정 등록 등 실행 단계까지 연결한다. 사용자는 채팅 중 ‘#’ 검색이나 ‘@카카오’ 호출을 통해 직접 AI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카카오는 별도의 피드백 공간인 ‘카나나 연구소’도 열어 사용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통합 AI 생태계를 통해 AI가 일상 전 영역에 스며드는 경험을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10년 만에 사라지는 ‘샵(#) 검색’…포털 대신 대화형 AI
카나나 도입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카카오톡 검색 구조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도입된 ‘샵(#) 검색’은 그동안 다음 포털과 연동돼 키워드 기반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해당 기능이 단계적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카나나 검색’이 대체하고 있다.
카나나 검색은 채팅 도중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별도 브라우저로 이동하지 않고 입력창 옆 버튼을 눌러 질문하면 AI가 맥락을 해석해 답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검색 결과를 나열하는 대신, 질문 의도를 분석해 정리된 답변을 제공한다. 검색의 중심이 ‘웹 탐색’에서 ‘대화형 응답’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이 변화는 카카오 내부 사업 구조 재편과도 맞물린다. 카카오는 올해 초 다음 운영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포털 사업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카카오톡 검색이 더 이상 외부 포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AI 모델을 중심으로 재설계되는 흐름이다.
네이버 70% 아성 흔들까…구글·카카오의 AI 공세
국내 검색 시장은 현재 네이버가 약 60%대 중후반, 일부 시점에서는 70%를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구글은 20%대 후반 수준으로 뒤를 쫓고 있다. 그러나 최근 AI 기반 검색 고도화가 본격화되면서 판도 변화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글은 최신 AI 모델을 탑재한 ‘제미나이 인 크롬’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며 웹페이지 요약, 탭 간 정보 비교 등 기능을 강화했다. 브라우저 측면 패널에서 현재 보고 있는 페이지를 요약하거나 여러 탭의 정보를 교차 정리할 수 있어 검색 경험을 크게 확장했다.
네이버 역시 ‘AI 탭’을 강화하고 있다. AI가 검색 질문을 이해해 뉴스,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종합 요약하고, 추가 질문을 통해 탐색을 확장하는 구조다. 네이버는 에이전트형 AI 검색을 2분기 중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카나나 검색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검색 시장은 포털 중심 구조에서 대화형 AI 중심 구조로 이동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이라는 일상적 접점 안에 AI 검색을 심은 전략은 사용자 체류 시간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실험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메신저에서 ‘행동 제안 플랫폼’으로
카카오의 방향은 명확하다. 메신저를 단순 소통 도구가 아니라 ‘행동을 제안하고 실행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정 추천, 장소 안내, 상품 제안, 외부 서비스 호출까지 AI가 매개하는 구조다. 이는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회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디지털 플랫폼 전략 전문가는 “카카오의 핵심 실험은 검색 시장 점유율 경쟁이라기보다, 이용자의 일상 대화 흐름 속에 AI를 상시 배치하는 것”이라며 “검색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면, 검색 시장의 정의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경쟁은 누가 더 많은 정보를 보유했느냐보다, 누가 더 자연스럽게 행동을 유도하고 실행까지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톡의 카나나 출시는 검색 기능 하나의 교체를 넘어선 변화다. 포털 기반 링크 나열에서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AI 응답으로, 그리고 정보 제공에서 실제 행동 실행으로 확장되는 구조적 전환이다.
네이버, 구글, 카카오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AI 검색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검색 시장은 ‘정보 탐색’ 중심에서 ‘대화형 문제 해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검색은 키워드를 입력하는 행위가 아니라, 일상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호출되는 AI 경험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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