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취재.txt] 데이터 스페이스, '제2의 공공데이터포털' 안 되려면

데이터를 각 기관의 안전한 환경에 둔 채 외부 반출을 차단하고, 분석·활용 시 AI 모델이 데이터를 직접... 데이터는 우리나라 AI 산업이 발전하는 데 필요한 연료다. 올해 시작된 이 여정이 데이터 스페이스 중심의...

[취재.txt] 데이터 스페이스, '제2의 공공데이터포털' 안 되려면

[아이티데일리] IT 업계에서 공공데이터포털은 오랫동안 ‘양만 많고 먹을 것 없는 잔칫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데이터는 방대하지만 품질과 최신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공급자 중심의 운영 방식이었다. 정부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셋을 구축했는가’라는 양적 확대와 다운로드 횟수에만 치중했을 뿐, 정작 기업들이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정제된 데이터는 부족했다.

각 부처가 분산 관리하면서 데이터 형식은 파편화됐고, 담당자가 교체되면 데이터 공급이 중단되는 무책임한 운영도 비일비재했다. 결국 기업들은 공공데이터를 다시 정제하고 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야 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데이터 스페이스’ 사업은 이러한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기존의 빅데이터 플랫폼이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중앙 집중형’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데이터 공급자가 통제권을 유지하는 ‘분산형 연합 체계’를 지향한다.

이는 데이터 주권과 보안 문제로 공유가 어려웠던 의료 정보나 산업 기밀 같은 고부가 데이터 유통의 물꼬를 트는 핵심적인 변화다. 데이터를 각 기관의 안전한 환경에 둔 채 외부 반출을 차단하고, 분석·활용 시 AI 모델이 데이터를 직접 찾아가 연합학습 등을 수행한 뒤 결과값만 외부로 가져가는 구조를 구현하게 된다.

또한 기존 데이터 사업이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는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쳤다면, 이번 사업은 자생적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방점을 찍었다. 3년간의 정부 지원 이후 민간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데이터 제공자와 수요자가 합리적으로 거래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정부의 예산 지원 방식에서도 실질적인 자생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선도 분야인 의료 데이터 스페이스에는 올해부터 3년간 56억 원이 투입된다. 일반 산업 분야는 최우수 과제를 하나 선발해 내년부터 2년간 56억 원이 지원되는 경쟁 구조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과거 공공데이터 플랫폼에서 반복됐던 상세 가이드라인 부재와 기술 지원 부족이라는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현장의 기술적 난제를 함께 해결하고, 데이터 표준화와 API 고도화 등 실질적인 개선책이 병행될 때 비로소 기업들은 데이터 스페이스 생태계에 안심하고 올라탈 수 있다.

데이터는 우리나라 AI 산업이 발전하는 데 필요한 연료다. 올해 시작된 이 여정이 데이터 스페이스 중심의 생태계를 안착시키고,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