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최근 충북 청주시 주택 시장에서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단연 ‘민간임대아파트’다. 청주 전역에 걸쳐 총 7곳에서 민간임대 공동주택 사업이 추진되며 집 없는 서민들과 실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고금리와 전세 사기 여파로 안정적인 주거 공간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10년 동안 이사 걱정 없이 살다가 내 집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는 민간임대아파트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온다. 하지만 화려한 분양 홍보관의 이면에는 사적 계약에 따른 리스크라는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 있어, 수요자들의 현명한 안목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민간임대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진입 장벽이 낮고 주거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다. 청약통장 유무나 주택 소유 여부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청약 가점이 낮은 청년층이나 신혼부부에게 단비와 같다. 최소 10년 동안 이사 갈 걱정 없이 장기 거주가 가능하며 임대료 상승률도 연 5% 이내로 제한되어 전세가 폭등기에 주거 비용을 예측하고 관리하기에 용이하다.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 소유에 따른 세금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메리트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향후 다른 아파트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이점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확정 분양가’ 조건이다. 10년 뒤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우선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므로 향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을 때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재테크의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청주에서 추진 중인 7곳의 사업 대부분은 법적으로 완벽히 보호받는 ‘임차인 모집’이 아니라 사적 계약 형태의 투자자 모집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행정 절차의 불확실성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7곳 중 주택법에 따른 사업계획승인이나 건축허가를 마친 곳은 3곳에 불과하다. 심의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아예 인허가 절차의 첫발도 떼지 못한 곳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가입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토지 매입이나 시행사 운영비로 먼저 지출되는데 만약 토지 확보가 실패하거나 지자체의 인허가를 받지 못해 사업이 무산되거나 장기 지연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이 떠안아야 한다.
더욱이 이러한 사적 회원 계약은 법률상 ‘분양 계약’이나 ‘임대차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이나 분양보증 등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받기 어렵다. 사업 주체의 도덕적 해이나 파산이 발생했을 때 납부한 가입비나 계약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길이 막막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민간임대아파트가 청주 지역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되기 위해서는 수요자 스스로의 철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해당 사업지가 청주시로부터 정식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는지, 토지 확보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계약서상에 사업 무산 시 ‘납부금 전액 환불’과 같은 안전조항이 명시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청주의 민간임대아파트 7곳은 서민들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기회의 사다리’가 될지 ‘눈물의 덫’이 될지는 결국 투명한 정보 공개와 수요자의 냉철한 판단, 그리고 당국의 촘촘한 행정력에 달려 있다. 대규모 주거 공급 전환기를 맞이한 청주 시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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