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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도 충청경제의 그늘은 여전하다. 충청권 1만 가구가 넘는 미분양 물량과 대산석유화학단지의 불황이 최대 리스크로 지목된다.
최근 건설업계는 고금리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적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공사비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지난 5월 31일 기준 올해 건설업 폐업 신고 누적건수는 1363건으로 하루 평균 12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문제는 폐업 업체의 약 60%가 비수도권 업체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충청권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대흥건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올해 2월엔 대전 대표 중견 건설사인 크로스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전의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공급망 차질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사비가 크게 올랐다”며 “이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건설업계의 금융 비용마저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다주택 규제의 직격탄도 맞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자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지방 주택부터 처분했고 신규 분양시장도 외면했다. 대전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4월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 5179가구로 충남 8077가구, 대전 2038가구, 충북 1475가구, 세종 42가구 등 충청권 물량은 총 1만 1632가구(17.8%)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 물량 4만 7881가구 중 충청권 비중은 24.3%에 달한다. 즉 지방 미분양 주택 4채 중 1채가 충청권에 집중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A 교수는 “결국 미분양 해소만이 해결책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동일한 기준으로 규제하기보다 지방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세제·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충청경제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수년째 이어진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에 지정됐다. 올해는 정부가 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사업 재편 계획을 승인하고 금융·세제 지원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전쟁발 원유 가격 상승으로 제품 판매 가격이 오르면서 대산의 롯데케미칼만 영업이익 866억 원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중국발 에틸렌 공급 과잉이 최소 2028년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라서 에틸렌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전의 한 산업공학과 교수는 “대산은 원유·나프타를 들여온 뒤 수도권·동북아시장에 원유·중간원료를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전략 거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단순 감산 방식의 구조조정은 국가 에너지·원료 대응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고부가 화학소재로 대산단지의 경쟁력을 높인다면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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