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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축산업 체질 개선 집중···농가 어려움 해결하는 실무 파트너 약속"

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중심의 '스마트 축산 확산'을 통해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디지털 전환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국산 로봇 착유기의 성능을 고도화해 해외 수출의 길을 넓히는 한편, 모돈의 체형 분석을 통한...

"축산업 체질 개선 집중···농가 어려움 해결하는 실무 파트너 약속"

3월 24일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에 소재한 자가 섬유질배합사료(TMR) 급이 한우농장을 찾은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가운데)이 TMR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메탄 18% 줄이는 사료 소재 개발

우리나라 원천기술 확보 성과

로봇착유기 ‘데어리봇’ 수출 쾌거

종자건조기·열풍건조시스템 도입

조사료 자급률 제고 향상 기대

반려동물 생애주기별 케어 연구도

연구의 시작과 끝 항상 현장에

현장서 기술 작동할 때까지 ‘책임’

지난 1월 20일 제27대 국립축산과학원장으로 취임한 조용민 원장은 “최근 축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도전적인 상황인 만큼 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며 “국가대표 축산 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취임 3개월여를 맞은 조용민 원장이 밝히는 그간의 주요 연구 성과와 국립축산과학원의 운영방향, 중점 추진 전략을 들어봤다.

-구상하고 있는 기관 운영 방향은?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

“내부에서 오랫동안 연구와 현장을 함께 경험해 왔지만 원장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축산과학원의 책임과 역할은 또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친환경 축산, 탄소중립, 사료 자급, 질병 대응, 디지털 전환 등 최근 축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도전적인 상황인 만큼, 국가대표 축산 연구기관으로서 보다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그간 우리 연구진이 축적해 온 기술력과 현장 경험, 그리고 조직 내부의 전문성과 역량을 기반으로 연구의 방향성과 현장 성과를 더욱 명료하게 다듬어 가야겠다는 생각이다. 국가 정책방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축산 현안 해결 및 미래 산업 지원을 위한 신속한 기술개발로 국가대표 축산 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

-연구 성과 가운데 주목할 만한 내용은 무엇인가?

“우선 탄소중립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티아민 이인산’ 기반 메탄저감 사료 소재를 개발하고 반추가축에서 약 18%의 메탄 저감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 그동안 해외기술에 의존해 오던 구조에서 벗어나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인데, 사람이 섭취하는 비타민을 활성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천연물질’이라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이미 안전성 등을 검사하는 차원에서 가축을 대상으로 사양시험도 끝냈고, 추가로 장기사육을 하더라도 안전한지를 입증하기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를 거쳐 국내 한우 사육마릿수 전체를 대상으로 적용할 경우 연간 85만800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로봇착유기의 성능 고도화와 아시아 시장 수출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축산과학원이 민간기업과 공동 개발한 로봇착유기 ‘데어리봇’이 지난해, 러시아와 대만에 수출되는 쾌거를 이뤘다. 1999년부터 시작된 26년간의 국산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생산비 절감 분야에서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씨수소 선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한우는 기존 5.5년에서 2년으로, 젖소는 1.5년 수준까지 앞당기면서 국가 단위 가축개량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에는 유전자 칩이 활용되는데 가축의 능력과 관련되는 원인 유전자에 대한 분석이 우선돼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우의 경우는 5만개 정도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10여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 그 결과로 국가단위 개량사업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조사료 국산화에도 큰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 종자 건조시스템을 개발해 국내에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노지 건조 방식에 의존해 기상 여건에 따라 품질 편차가 컸고, 대량 생산이 어려워 국내에서 개발한 품종임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재배·채종·수입해 왔었는데, 개발된 종자건조기를 이용하면 하루 2톤의 종자를 생산할 수 있다. 건조기만 보급된다면 국내 IRG 종자 자급률을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목초의 여왕’으로 불리는 ‘알팔파’도 기대가 크다. 대표적인 콩과 사료작물인 알팔파는 단백질·비타민·미네랄 함량이 높아 젖소와 한우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조사료인데, 그간 수입에 의존해 왔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알팔파’를 국내에서 재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왔고, 현재는 ‘알파킹’과 ‘알파원’ 품종을 개발해 시험재배를 진행 중이다. 또 고품질의 조사료로 제품화하기 위한 기술로 ‘열풍건조생산시스템’까지 이미 개발됐다.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성과의 현장 확산을 위해 축산과학원이 시행하고 있는 ‘축산신기술보급시범사업’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사업의 운영 방향과 앞으로의 개선 계획이 있다면?

“지방의 농촌진흥기관과 협력해 국비와 지방비를 절반씩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최신 기술이 연구실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농가에 뿌리 내리게 하는 매우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3년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치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반영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더 다양한 기술이 현장에 보급될 수 있도록 예산과 실증 규모를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또 시범사업이 끝난 뒤에도 지자체 자체사업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현장 접점에 있는 시군 농업기술센터 지도사들의 역량 강화와 기술 지원에도 힘쓰겠다. 농촌진흥청 단위에서도 보다 공격적으로 예산을 확대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국가의 정책목표와 현장 수요를 반영해 내년도 축산과학원 예산계획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핵심 과제가 있다면?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연구와 현장성을 바탕으로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기초·실용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앞으로의 기관 운영 방향도 현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축산과학의 중심'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전북 완주 소재 국립축산과학원 건물 앞 표지석을 배경으로 선 조용민 원장.

“‘현장 중심의 기술 혁신’을 통해 우리 축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크게 5대 중점 추진 전략을 설정했다. 우선 ‘축산 현안 해결 및 탄소저감 기술 실용화’이다. 축산냄새 문제 해결을 위해 냄새 모니터링과 탈취 기술을 결합한 ‘저감 기술 패키지’를 현장에 보급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쾌적한 축산 환경을 조성하겠다. 특히 분뇨를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통해 축산업을 에너지 신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고체연료 소각재의 비료 원료 등록을 완료해 자원 순환의 완결성을 높일 계획이며, 메탄저감 소재인 ‘티아민 이인산’의 제품화도 차질 없이 추진해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를 뒷받침하겠다. 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중심의 ‘스마트 축산 확산’을 통해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디지털 전환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국산 로봇 착유기의 성능을 고도화해 해외 수출의 길을 넓히는 한편, 모돈의 체형 분석을 통한 정밀자동급이시스템 등 ICT 기술을 농가에 직접 접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유전체 정보 활용을 통한 ‘농가 경영 내실화’도 중점 추진 과제다. 디지털 육종 기술을 국가단위 개량체계에 적용해 씨수소 선발 기간을 3.5년 이상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우수한 유전자원을 조기에 확보해 종자 주권을 지키는 것은 물론, 유전능력 기반의 정밀 사양 기술로 사료 낭비를 차단함으로써 농가의 경영 기초를 튼튼히 다지겠다. 또 국내산 ‘풀사료 생산 기반 안정화’를 위해 알팔파 등의 고품질 신품종 보급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특히 축산과학원이 개발해 놓은 ‘열풍건초 생산-유통 일관 체계’를 현장에 정착시켜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건초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식량 안보의 보루를 구축하겠다.”

-반려동물에 대한 연구도 성과를 내고 있지 않나?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사료영양표준’을 설정했고,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사료표시제도와 연계해 이 영양표준에서 제시한 사료 내 권장 영양소 함량이 추가로 다른 영양소를 먹이지 않아도 된다는 기준을 의미하는 ‘반려동물완전사료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화도 마쳤다. 그동안 업계 자율에 맡겨지면서 미국사료협회(AAFCO)나 유럽의 펫사료산업연합(FEDIAF)의 기준을 참고해 개와 고양이용 주식 사료가 생산·유통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산업 현장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2028년 하반기부터는 국가가 펫푸드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이 생산·유통된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핵심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한데, ‘반려동물 산업 육성 및 동물복지 기반 강화’를 목표로 ‘반려동물사료영양표준’에 더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헬스케어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산 펫푸드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고 또 동물복지와 치유농업 등 현대 축산의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선제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연구진과 축산농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연구진에게는 연구의 시작과 끝을 항상 현장에 두기를 부탁드린다. 연구실 안에서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개발된 기술이 농가 현장에서 완전히 작동할 때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연구에 임해주길 바란다. 기관 차원에서도 연구자들이 본연의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아울러 우리 원의 역량만 고집하지 않고 대학이나 민간기업 그리고 지자체와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개방형 연구 생태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축산 농가에는 국립축산과학원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실무적인 파트너가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현재 축산업이 직면한 사료비 상승이나 기후변화 대응 문제는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듣고 이를 연구 과제에 즉각 반영해 농가 소득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실용 기술을 보급하는 데 집중하겠다. 앞으로도 우리 축산과학원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고 현장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가감 없이 제안해 주시기 바란다.”

완주=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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