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삼성전자 노조의 '4·23 투쟁결의대회'에서 최승호 초기업 노동조합 위원장이 고공리프트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최승호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3일 "여론이 노조 파업에 대해 그리 좋게 보지 않는다. 주주들도 분노하고 있다. 그에 대한 생각은"이라는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도 주주다. 삼성전자가 더 잘 되길 원할 것이고 그러려면 인재 유출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SK하이닉스도 이직한 분만 4개월간 200명이 넘는데 이게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다. 회사 측은 이직한 사람이 100명이라고 주장하는 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는 200명보다 더 많다"라며 "성과급 상한 폐지는 SK하이닉스도 이미 실행했고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도입하고 있다. 우리 요구가 과한 게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변했다.
"DS 부문에서도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는 적자를 내 성과급 0%를 받아야 한다. 이들 사업부에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최 위원장은 "반도체 1등 업체로 처우 개선은 분명히 필요하다"며 "파운드리나 시스템LSI 사업부도 그만한 처우를 받아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종합 반도체 회사로서의 시너지를 생각해 주면 좋겠다. 이재용 회장은 파운드리가 미래 경쟁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며 "메모리 사업부가 5억~7억원을 성과급으로 받을 때 8000만원을 보상한다면 직원들이 만족하지 못한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나눠서 채용하지 않았다. 따로 보상하는 것에 반감이 있다. 완충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도 10년 넘게 적자였는데,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기존 단체협약상 협정근로자가 정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다. 제조와 기술 인력은 협정근로자 기준에 없다. 그런데 사 측이 그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제조와 기술 인력을 협정근로자 범주에 넣으려고 한다"며 "사 측이 이들 인력을 협정근로자 범주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조와 기술 인력이 협정근로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파업도 성공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 결의대회에 조합원 4만명이 운집해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사 측과 협의가 잘 안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대표이사 미팅을 들어갔을 때 대표가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 재원에 한하지 않겠다고 얘기했고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교섭에 응한 것"이라며 "그러나 막상 교섭을 하니 제도화하면 영업이익 추가 재원이 없다는 것이다. 일회성으로 보상해 주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SK하이닉스와 상관없이 1등을 할 수 있다. 명확하게 제도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 측이 협상에 추가로 나서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교섭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정상적인 교섭이 아니었다는 점"이라며 "사 측의 허심탄회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 교섭 안건도 미리 가져와야 한다. 안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응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만 있는 것이 아닌데 다른 사업부 직원들이 소외된다"는 질문에 대해 "영업이익 재원이 늘면 DS뿐 아니라 다른 부서도 좋다. VD사업부는 흑자를 내고 있는데 EVA 기준으로 적자 취급받고 있다. 그런 부분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 과반 노조로 내년에 추가 재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을 10%에서 15%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최 위원장은 "오히려 20%에서 15%로 낮췄다"고 답변했다.
'4·23 투쟁결의대회'에서 최승호 초기업 노동조합 위원장이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오늘 집회에 4만명이 나왔는데 생산 차질은 없나" 질문에 대해 "4만명이 나왔으니 회사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파업 때는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초기업 노조의 결의대회에 앞서 주주들은 이날 오전 평택사업장 앞에서 집회를 갖고 노조의 상한제 폐지 주장에 대해 비판해 삼성전자 노조와 주주 간 갈등이 예고된다.
현장을 찾은 소액주주들은 '삼성은 대한민국 500만 주주와 함께한다'는 현수막과 함께 ''삼성 주주 배당 11조! 삼성 직원 배당 40조?'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장 앞에 섰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 측과 노조 간의 성과급 협의에 주주가 법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지만, 공장 폐쇄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21일 이 단체를 처음 설립하고 결의대회를 벌인 것이다.
민 대표는 "등기부상 저 공장 지분을 갖고 있는 진짜 주인은 주주"라며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공장을 멈춰 세우는 것은 삼성전자와 주주의 실물 자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행위"라는 문제를 지적했다.
노조의 성과급 상한선 폐지 요구에 대해 "이익이 발생하면 배당받기 전 성과급이 먼저 계산되는데, 상한선 없이 내놓으라는 것은 무제한 권리만 찾는 악덕 채권자와 다를 바 없다"며 "공장 폐쇄까지 가지 않고 집행부 선에서 원만히 타협해 주주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60대 소액주주 노모 씨는 "이제 막 어두운 터널을 지나 빛을 보려는 중요한 시기에, 공장을 볼모로 삼아 밥그릇을 챙기겠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삼성 노조는 사실상 '초호화 귀족 노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수준에서 타협한다면 국민과 주주들도 이해할 것"이라며 "지금 공장을 멈추면 수십조 원의 손해는 물론 대외 신뢰도까지 크게 추락하는 만큼, 10년 뒤 후손들과 국가 경제를 위해 서로 한 발씩 양보하고 상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행위원 임모 씨는 "최악의 상황이 되면 여론이 더 안 좋아지고 참석 인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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