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초점] 인뱅과 손잡는 지방은행···'성장·종속' 딜레마 속 속앓이

빅테크와의 '동맹'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뱅의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을 빌려 전국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지역 금융의 경영은 더욱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카카오뱅크 지난해...

[초점] 인뱅과 손잡는 지방은행···'성장·종속' 딜레마 속 속앓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방은행이 지역 경기 침체와 고객 유출이라는 생존 위기 속에서 경쟁업체인 인터넷전문은행(인뱅) 및 빅테크와의 '동맹'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뱅의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을 빌려 전국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금융상품 공급처로 전락하며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장과 독립성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들은 지역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뱅 플랫폼을 통해 전국 영업망 확보에 나섰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곳은 BNK부산은행(이하 부산은행)이다. 토스 앱 내에 '부산은행 전용관'을 열고 수신 상품 판매를 시작했으며, 카카오뱅크와는 중소기업 대상 '공동대출' 업무협약을 맺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역시 각각 토스뱅크, 카카오뱅크와 손잡고 '함께대출', '같이대출' 등 공동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공동대출 상품 개발을 위한 협약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를 기반으로 한 시중은행인 iM뱅크와 카카오뱅크가 2024년 11월,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이 토스뱅크와 각각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공동 대출상품 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방은행의 협업 확대는 외형 성장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위로는 대형 시중은행이 지역으로 영업 보폭을 넓히는 반면, 아래론 인터넷은행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치고 올라오면서 지방은행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쪼그라들고 있다.

이상원 동아대학교 교수는 한 포럼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부재, 디지털 금융 확산, 금융산업 경쟁 심화로 지역금융에 위기가 닥친 상황"이라며 "특히 전국 영업망을 활용한 시중은행의 지방 영업 공략, 인터넷은행과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지역 금융의 경영은 더욱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카카오뱅크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76조4098억원, 케이뱅크 31조8643억원, 토스뱅크 33조0382억원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뱅크 자산규모는 부산은행(83조8665억원)을 제외하고 대구은행(현 iM뱅크·76조1041억원), 경남은행(54조7330억원), 전북은행(26조2978억원), 광주은행(34조4348억원), 제주은행(8조0199억원) 등 4개 지방은행을 압도한다.

이처럼 입지가 좁아진 지방은행들은 약 수천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유한 인뱅의 고객 기반과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발판 삼아 전국 단위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MAU는 2000만명을 돌파했다. 주요 시중은행들 역시 평균 1000만명을 웃돈다. 이 가운데 지방은행 중 1위인 iM뱅크의 MAU 규모가 204만명이라는 점에서 체급 차이는 최대 10배 이상 벌어진 상태다.

인터넷은행으로서도 법인 대출에 필수적인 현장 실사와 대면 심사 인프라, 지역 네트워크가 부족한 한계를 지방은행의 노하우와 인력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상호협력이 가능하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사이에 끼인 구조에서 신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최근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은 계속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지방은행은 주춤한 상황으로 새로운 수익 기반을 찾는 게 절실하다. '적이지만 동반자 관계'로서 인터넷은행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협업구조가 장기적으로 지방은행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체 앱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2030세대 등 잠재적 고객을 놓칠 수 있어서다.

특히 대출 모집과 실행, 사후 관리 상당 부분이 플랫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고객 관리의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지방은행은 금융상품 공급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의 대환대출 중개수수료율 공시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지방은행이 빅테크에 지불한 수수료율(0.19%~0.34%)은 시중은행(0.07%~0.08%)보다 최대 5배 가까이 높았다.

플랫폼을 통해 유입된 고객이 지방은행의 '충성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한계다. 플랫폼 이용자 대다수는 좀더 낮은 금리를 좇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방은행 입장에선 막대한 수수료와 신용 리스크를 떠안으면서 고객 데이터 등 막대한 이득을 인터넷은행에 내주는 셈이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들이 단기 이익에 매몰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영업점 기반과 인프라, 자본력, 전통적인 심사 역량을 갖고 있고 인터넷은행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단위의 고객 기반과 빅데이터 활용 대안심사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상호 간 노하우와 역량 보완이 가능하다"면서도 "현재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만 이러한 협력 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