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의미하는 숫자 ‘1’. 국회에도 첫 의정활동에 나선 사람들이 있다. 바로 22대 초선의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2년여간의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기존 정치의 문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직접 경험한 국회에서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경인일보는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국민의힘 김용태, 조국혁신당 김재원, 진보당 손솔,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의석순) 등 서로 다른 5개 정당의 초선 의원에게 똑같은 6개의 질문을 던졌다. 현재 한국 정치의 문제부터 반드시 이루고 싶은 ‘1호 정치’, 없애고 싶은 정치 관행, 10년 뒤 바라는 정치의 모습과 각자가 생각하는 시대적 가치까지 물었다.
가수, 의사, 군인, 사회운동가, 정당인 등 각계각층 출신인 이들의 답변에는 닮은 지점과 다른 지점이 함께 나타났다. 모 의원은 ‘양극화’, 김용태 의원은 ‘정치의 극단화’, 김재원 의원은 ‘협치의 부재’를 한국 정치의 문제로 지목했다. 손 의원은 양당 중심 정치에서 다양한 삶이 충분히 대표되지 못하는 현실을, 이 의원은 시대와 이념을 관통할 ‘철학의 부재’를 짚었다. 출발점은 달랐지만 기존 정치가 진영과 정쟁에 갇히지 않고 국민의 삶과 미래를 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곳곳에서 교차했다.
해법에선 각자의 색깔이 더욱 뚜렷했다. 모 의원은 청년이 정치의 주체가 되는 정치와 지역의 미래를, 김용태 의원은 세대 간 공정과 문제해결형 정치를 강조했다. 김재원 의원은 문화와 현장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정치, 손 의원은 다양한 삶이 대표되는 정치, 이 의원은 개인의 존엄과 자유를 토대로 한 새로운 국가철학을 제시했다.
같은 국회에서 첫 임기를 보내고 있는 다섯 사람. 같은 질문 앞에서 이들의 생각은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갈렸을까. 초선 5인이 직접 경험한 현실 정치와 이들이 그리고 있는 ‘다음 정치’를 답변 그대로 들어봤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생 직결된 문제엔 정쟁 그만”
모경종 더불어민주당(인천 서구병) 의원
7월 출범한 검단구… 기틀 세우고파
선거 때만 청년 찾는 관행 사라져야
이념 넘어 일자리·기후위기 대비를
질문 1 답변.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라고 생각한다. 어떤 주장이 옳은지 따져보기도 전에 어느 당에서 나온 말인지부터 본다. 상대 진영의 주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민생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의 삶에 꼭 필요한 정책도 상대 당이 제안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논의되지 않거나 정쟁의 대상이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여야가 경쟁하더라도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 앞에서는 함께 답을 찾아야 한다. 정쟁이 정치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공통점을 찾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질문 2 답변.
반드시 이루고 싶은 1호 정치는 검단구의 기틀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다. 검단은 올해 7월 새롭게 출범한 자치구이자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도시이다. 교통과 교육을 비롯해 의료와 문화까지 지금 무엇을 결정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검단에서 살아갈 주민들의 삶이 달라진다. 저 역시 검단 주민이자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는 아빠다. 제 아이를 비롯한 검단의 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랐으면 한다. 부모들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우고 청년들은 계속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싶다. 지금 사는 주민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검단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 주민들께서 맡겨주신 권한을 제대로 사용해 훗날 가장 필요한 일을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해낸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질문 3 답변.
“고생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1년 전 대선이 끝나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경기도 청년비서관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줄곧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일해온 저에게는 남다른 순간이었다. 검단 주민들께서도 새로운 정부의 출범에 큰 힘을 모아주셨다. 지난 1년은 그 기대에 답하기 위해 뛰어온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대통령과 함께 일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검단의 현안을 해결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
질문 4 답변.
청년을 선거 때만 찾는 관행부터 없애고 싶다. 정치권은 선거가 다가오면 청년의 참여와 역할을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공천할 때는 청년을 당선 가능성이 낮은 험지로 보내거나 선거 행사에 동원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청년이라는 이유로 공천을 보장하라는 뜻이 아니다. 준비된 청년에게 당선 가능한 지역에서도 경쟁하고 주민의 평가를 받을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정치가 청년에게 요구할 것은 충성과 동원이 아니라 실력과 책임이어야 한다. 청년을 선거 때 잠깐 빌려 쓰는 관행을 끝내고 정치의 동료이자 주체로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질문 5 답변.
앞으로 10년 동안 AI는 산업과 일자리의 구조를 바꿀 것이다. 저출생과 초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와 국가 재정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다. 기후위기는 식량과 에너지 수급을 넘어 국민의 일상과 안전까지 위협할 것이다. 이 문제들은 한 정당이나 한 정부의 임기 안에 해결할 수 없다. 당장 표가 되는 정책에만 집중하거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을 뒤집어서는 장기적인 문제를 풀기 어렵다. 정당이 다르더라도 국가가 나아갈 큰 방향에는 합의해야 한다. 꼭 필요한 정책은 정부가 바뀌어도 이어가야 한다. 10년 뒤에는 정치인이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어떤 미래를 준비했는지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갈등을 이용해 지지를 얻는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의 삶에 필요한 해답을 찾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정치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
질문 6 답변.
[청년] 지금 정부 부처에 흩어진 청년 정책과 사업만 400여 개이고 관련 예산은 30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청년이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다. 단순히 예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여러 부처가 각자의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비슷한 사업은 겹치고 정작 필요한 부분에는 빈틈이 생긴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처한 상황은 다르다. 취업준비생과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정책도 같지 않다. 수도권과 지방 청년이 겪는 문제 역시 다르다. 청년을 하나의 나이대로 묶어 같은 정책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주거, 교육과 자산 형성 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정책을 연결해야 한다. 예산도 적재적소에 쓰이도록 정교하게 편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흩어진 청년 정책을 한곳에서 조정하고 예산까지 편성할 수 있는 청년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대화·타협, 민주주의 기본 원리”
김용태 국민의힘(포천가평) 의원
미래세대 박탈감 없는 삶 설계하도록
사회적 합의·제도적 기반 조성 1순위
계파 줄서기·팬덤 영합주의 청산해야
질문 1 답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대화와 타협이 마비된 ‘정치의 극단화’다. 본래 의회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치열하게 조정하고 절충안을 찾아내는 공론의 장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는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진영 간 적대를 생산하는 진원지가 됐다. 정치가 강성팬덤과 진영논리에 매몰되면서 경쟁자를 국정의 파트너가 아닌 궤멸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고, 합리적 중도와 상식적인 다수 국민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다. 이견을 좁히려는 온건한 협치마저 ‘배신’이나 ‘변절’로 낙인찍히는 구조에서 벗어나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타협점을 모색하는 정치의 본령을 복원해야 한다.
질문 2 답변.
‘세대 간 정의’를 확립하고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싶다. 당장의 선거공학이나 표 계산에 흔들리지 않고 10년, 20년 뒤 대한민국의 내일을 책임지는 정치를 하고 싶다. 국민연금 개혁과 기후·에너지 위기 대응, 지방소멸과 국토균형발전,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기성 정치가 오랫동안 미뤄온 난제들이다. 정치가 결정을 미루는 동안 누적된 사회적 비용과 부채는 청년과 미래세대에 전가되고 있다.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구조개혁의 물꼬를 트고, 미래 세대가 박탈감 없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국회에서 이루고 싶은 가장 간절한 ‘1호 정치’다.
질문 3 답변.
“여의도의 소음에 길을 잃지 마라. 모든 해답은 현장의 삶과 민심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22대 국회에서 마주한 현실 정치는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거센 정쟁과 복잡한 정치공학이 얽힌 공간이었다. 중심을 단단히 잡지 않으면 진영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를 시작했던 초심을 잃기 쉽다. 그럴 때마다 지역구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목소리와 “눈앞의 유불리에 흔들리지 말고 상식과 원칙의 바른 정치를 해달라”는 당부에서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인했다. 여의도의 권력 셈법에 매몰되지 않고 주권자인 국민의 삶을 기준으로 담대하게 나아가야 한다.
질문 4 답변.
헌법기관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계파 줄서기와 강성 팬덤에 편승한 적대적 공생을 극복하고 싶다. 헌법은 국회의원이 국가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도록 명시하고 있고,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국익과 개인의 소신보다 계파의 유불리나 공천권자의 눈치를 보며 줄을 서는 관행이 여전히 작동한다. 당내 건강한 비판과 다원성을 억압하고 강성 지지층의 환호에만 매달리는 ‘팬덤 영합주의’도 극복해야 한다. 상대를 악마화하며 반사이익으로 생존하려는 양극단의 적대적 공생을 깨지 않고서는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
질문 5 답변.
과거에 매몰된 이념정치를 넘어 객관적 데이터와 대안으로 경쟁하는 실사구시의 문제 해결 정치를 희망한다. 10년 뒤에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이분법적 대립과 낡은 진영 구도에서 벗어나, 단순한 생물학적 세대교체를 넘어 시대적 인식과 국정철학의 전환을 이룬 3040 정치인들이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구조가 됐으면 한다. AI 대전환, 인구절벽, 탄소중립,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같은 국가적 생존 과제는 구태의연한 이념 공방으로 풀 수 없다. 과학적 데이터와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문제 해결형 정치’가 대한민국 의정의 새로운 표준이 돼야 한다.
질문 6 답변.
[공정] 출발선의 평등을 넘어 다음 세대의 권리를 보장하는 ‘세대 간 공정’이 중요하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복지 혜택과 재정적 번영을 누리면서 그 비용과 환경적 부담을 미래세대에 빚으로 떠넘기는 것은 지속가능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다. 저출생·고령화로 국가 성장잠재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연금 고갈과 기후위기, 국가부채라는 삼중고를 떠맡겨서는 안 된다. 정치의 중요한 책무는 세대와 세대를 잇는 지속가능한 약속을 지켜내는 데 있다. 연금개혁으로 세대 간 부담의 형평성을 바로잡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해 청년의 공정한 사다리를 복원하며, 과감한 기후·에너지 전환 투자로 미래의 환경 부채를 덜어주는 것이 22대 국회와 한국 정치가 책임 있게 실현해야 할 공정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초선의원에 한국정치 오늘과 내일을 묻다 (2) [2026 창간특집]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현장의 언어 정책에 담는 협치를” 질문 1 답변. ‘협치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현장과 정치의 거리를 좁히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음에도, 여전히 한국 정치는 정쟁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있다. 그 결과 민생을 해결하는 일뿐 아니라
https://www.kyeongin.com/article/1772077
/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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