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초광역특구법 조문 분석…지역영향·쟁점은
민주당 이달 처리 목표에 지역서도 ‘대립각’
進 “노동·환경권 침해”…民 “반도체 마중물”
진보당 소속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및 관계자들이 28일 광주특별시의회 광주청사 브리핑룸에서 ‘초광역특구법 즉각 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서는 반도체 팹(Fab·반도체 전용공장) 클러스터 조성과 맞물려 기업 투자 유치 등을 담은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을 두고 찬반 공방이 뜨겁다. 기업 투자 기반을 넓힐 규제 혁신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더불어민주당)에도 불구, 노동권을 침해할 거란 우려(진보당)가 팽팽하게 맞서면서다. 모두 260여 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법안이 ▲기업 보조금 지원 ▲재생에너지·전력 공급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광주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직결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향후 논의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기업투자 물꼬 틀 ‘특례 패키지?’
29일 무등일보가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전문을 분석한 결과, 다수 조항들은 특구에 입주하는 기업의 투자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설비투자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특별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거다. 금융·신용보증 지원과 조세·부담금 감면 근거도 담겼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들 조항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와 배후 산업단지에 앵커기업(선도기업)을 유치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설비투자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기업의 초기 부담을 낮출 수 있는데다, 투자 결정에 필요한 여건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보조금에만 그치지 않는다. 특구 입주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특화단지와 산학융합지구, 기회발전특구 등을 우선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이 투자할 부지를 확보하고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부터 자금 조달과 세제 혜택 연계까지 이른바 ‘패키지 지원’이다. 관련 조항만 42가지(212조~254조)에 달한다.
◆전력 확보부터 재생에너지 활용까지, 반도체 기반 넓히나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할 수 있는 특례를 담아 기업의 전력 조달 선택지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 생산 기반 확보를 위해선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설비용량 1천㎾ 이하 태양광 발전설비가 자체 사용 후 남은 전력을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다른 전기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이유다. 재생에너지 발전시설과 에너지저장시설, 전력계통 관련 시설을 집적하고 산업시설과 주거 기능을 연계한 ‘재생에너지특별선도단지’를 조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에 전력 수요기업을 유치,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 산업에 공급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구상이다. 다만 특례만으로 대규모 반도체 시설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접 공급 대상이 설비용량 1천㎾ 이하 태양광 발전설비의 잉여 전력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진보당 소속 강광석·박형대·신연순·윤민호·최경미 광주특별시의원은 “초광역특구법은 에너지 등 거의 모든 사회영역의 보호 장치를 해체하는 법안으로 폐지해야 한다”며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시민 권익을 훼손시킬 수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연구·생산시설 규제 완화…노동권 보호는 과제
근로시간 관련 특례는 반도체 생산·연구시설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기업 부담을 낮출 거란 기대를 받는다. 동시에 노동자 및 환경권을 둘러싼 우려도 함께 나온다. 특구기업 관리자와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 종사자 가운데 근로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해 근로시간과 휴게·휴일, 연장·야간·휴일근로 기준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 산업의 연구개발 인력 운용에 유연성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반도체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 기준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따른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규제 완화가 노동자나 지역민 권익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특례안을 조금씩 가다듬으면 된다”며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지역 전략산업을 육성하려면 기업이 투자할 ‘법적 기반’부터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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