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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천자만필]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이 남길 후폭풍

정부가 코로나19 시기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들의 장기 연체 채무를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금리 상승기에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천자만필]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이 남길 후폭풍

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정부가 코로나19 시기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들의 장기 연체 채무를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금리 상승기에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정책은 단순한 채무조정을 넘어 우리 사회의 신용질서와 시장경제 원칙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형평성이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빚을 갚아온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출 상환을 위해 생활비를 줄이고 사업 구조조정까지 감수했다. 그런데 장기간 연체한 채무를 정부가 감면해 준다면 성실하게 의무를 이행한 사람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성실하게 갚은 사람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도덕적 해이 역시 심각한 문제다. 시장경제는 계약과 책임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대출 역시 빌린 사람이 갚는다는 원칙이 존재하기 때문에 금융 시스템이 유지된다.

하지만 정부가 반복적으로 채무를 감면해 주기 시작하면 미래에는 “조금만 버티면 또 탕감해 주겠지”라는 기대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신용질서를 무너뜨리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재정 여력이 있다고 설명하지만, 국가 재정은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대어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며 앞으로 감당해야 할 재정 부담도 막대하다. 단기적인 인기나 여론을 위해 국가 재정을 사용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행위에 가깝다.

물론 코로나19가 예외적인 재난이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채무 탕감이 최선의 해법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상환기간 연장, 이자 부담 완화, 재창업 지원과 같은 자립 중심의 정책이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되, 책임과 원칙이라는 시장경제의 기본 질서는 지켜야 한다.

국가가 위기 때마다 채무를 대신 떠안고 손실을 보전해 주는 사회는 결국 책임보다 의존을 키운다. 이번 빚 탕감 정책은 따뜻한 지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실한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고 신용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 정부는 인기 있는 정책보다 올바른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빚의 면제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공정한 지원이다.

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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