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그래픽=박진화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진옥동 회장표 '선구안' 경영을 그룹 전반의 실행 체계로 이식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재무 상태나 담보에 의존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산업 생태계의 맥락을 읽고 유망 분야에 자본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는 구조로 전환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초혁신 산업을 전담하는 '선구안 팀'을 공식 출범하고 '선구안 맵-성장성 신용평가-선구안 팀'으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 체계를 가동했다. 단순한 조직 신설을 넘어 금융이 산업의 성장을 설계하는 구조로 변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체계의 핵심인 '선구안 맵'은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축됐다.
차세대 전력반도체와 소형모듈원전(SMR), K-바이오, 초고해상도 위성 등 첨단 산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정밀 분석해 유망 기업군과 협력 네트워크를 미리 식별하는 전략 지도 역할을 한다. 특정 기업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기 전에 산업 전반의 흐름과 전후방 연계 구조를 먼저 파악해 마케팅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평가 방식에서도 혁신을 꾀했다.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은 과거 실적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사업 모델, 산업 전망 등 미래 가치에 무게를 둔다. 특허권과 연구개발 활동은 물론 이커머스 판매 내역과 고객 리뷰 등 다양한 비재무 대안 정보를 심사에 적극 반영한다. 이로써 재무 상태가 일시적으로 취약하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뚜렷한 벤처·첨단 기업의 금융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신한금융 '선구안 팀' 구동체계 /자료 제공=신한금융
실무 조직인 '선구안 팀'은 전략영업(RM)과 심사역, 산업분석 전문가가 한 몸으로 움직이는 컨트롤타워다. 신한금융은 15대 초혁신산업을 7개 팀으로 재분류해 전문성을 극대화했다. 영업과 심사 부서 간의 단절을 없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분석 결과가 즉각적인 금융 집행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산업연구원(KIET)과의 협력을 더해 현장 인력들이 산업 기술의 흐름을 직접 읽을 수 있는 실무 교육 체계도 강화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은행을 넘어 그룹사 전반의 시너지로 확장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자본 재배치의 시대' 블루북을 통해 자본을 인공지능(AI)와 반도체 등 전략 산업으로 돌려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을 모험자본에 투자하는 등 은행의 여신과 증권의 투자 기능을 결합한 그룹형 생산적 금융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진 회장은 "금융의 진정한 역할은 산업의 미래를 보고 길을 여는 선구안과 이를 뒷받침하는 실행력에 있다"며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통해 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연결하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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