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박진화 기자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넘어선 지오영. 외형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데 성공했지만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물음표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제약사들이 약가인하 가격분을 의약품 유통회사에 전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90% 이상 유통업에 치우친 지오영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한 지오영의 전략은 사업 다변화다. 신사업과 헬스케어로 본업인 의약품 유통업의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약가인하 여파…마진 임계점 8% 붕괴 우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오영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전년(4조6707억원) 대비 14.6%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811억원) 대비 27.7% 증가했다. 지오영은 주요 실적 상승 배경으로 의약품 유통의 핵심 사업인 물류(3PL)·4자 물류(4PL) 성장을 지목했다.
매출 대부분은 의약품 유통 사업에서 나왔다. 지오영이 감사보고서 항목에서 밝힌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의 상품매출은 당기 기준 3조4418억원이었다. 이 밖에 용역매출 465억원, 기타매출 16억원 등이다. 지오영은 병·의원보다 제약사와 약국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최근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의약품 유통업체인 지오영이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제약사들의 약값이 인하하면 지오영은 기존에 받던 수수료율이 낮아지면서 마진 임계점도 덩달아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유통회사의 마진 임계점은 8~8.8% 수준으로 해당 수치보다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며 "과거만 해도 20%에 달했으나 최근 임계점 밑으로 떨어진 기업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오영, IT 계열사 앞세워 캐시카우 발굴하나
지오영이 약가인하 정책에서 수익을 보전하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수수료를 낮추더라도 더 많은 수량을 판매하는 박리다매 전략이다. 다만 회사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이미 낮아진 수수료에 더욱 하락한 수수료를 받아들일 수 있어 외형 성장 대비 수익은 제자리걸음 또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의약품유통업체들의 평균 순이익은 1% 안팎이며 지오영의 경우 2% 중반으로 알려져 왔다. 이 밖의 회사들은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밖에 의약품 유통을 매개로 헬스케어 등 사업 다변화를 노릴 수도 있다. 지오영은 일찌감치 의약품 유통사업을 유지하면서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특히 그간 회사가 4자 물류(4PL) 성장에 주력한 것을 고려했을 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해당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유통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이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지오영은 약국 디지털 플랫폼 크레소티와 병원 IT 솔루션 기업 포씨게이트 등 헬스케어 IT 계열사들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크레소티는 약국 전용 QR 결제 시스템과 통합 플랫폼으로 디지털 입지를 강화 중이다. 포씨게이트의 경우 의료지원 업무 효율화 및 스마트 병원 환경 구축을 위한 솔루션 및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병원부터 약국까지 통합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병원 공략은 대형제약사인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등도 발을 들이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신규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다. 향후 지오영이 이러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유통 의약품 한계 넘는다…미래 먹거리 RPT
이 밖에 지오영은 자회사 듀켐바이오를 통해 진단용 '방사성의약품'(RPT) 판매 및 정밀하게 암세포만 타격하는 RPT 개발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지오영은 2021년 듀켐바이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오영(51.55%)이며 조선혜 지오영 회장의 지분율은 0.34%다.
국내 RPT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SK바이오팜, HLB펩, 퓨쳐켐 등도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관련 의약품 수요가 커지며 방사성 동위원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그러나 듀켐바이오는 현재까지 확보한 12곳의 제조소를 바탕으로 자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RPT 시장은 노바티스 외에 신약을 개발한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향후 듀켐바이오가 이 분야의 신약개발을 완료하면 RPR 선두 주자로서 경쟁력과 입지를 높일 수 있다.
지오영 관계자는 "헬스케어 사업 관련해 회사의 방향성을 구체화하지 않았다"며 "다만 궁극적으로는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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