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 언론사를 가다
롤리 지역 신문 ‘뉴스앤옵저버’
지면 1면서 전국·국제 뉴스 모두 빼
디지털 유료 구독자·신문 발행일 줄여
지역팀 우승소식에 소장용 구매 늘어
최근 언론계는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로 새로운 도전이자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미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언론의 디지털 퍼스트 전환 속 종이신문 축소와 본격화 된 ‘제로클릭(Zero Click)’ 시대에 지역언론은 특히나 위태롭기만 하다. 이 같은 언론 환경에서 미국의 지역 언론은 어떤 생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지, 한국언론진흥재단 로컬저널리즘을 통해 미국 워싱턴·뉴욕·채플힐을 기반으로 하는 언론사에서 그 해답을 살펴봤다.
미국 노스캘로라이나주 언론사 ‘뉴스앤옵저버(News & Observer)’ 새드 오그번 편집총괄은 프로아이스하키팀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의 NHL 스탠리컵 우승을 기념해 발간한 특집호를 보여주며 지면을 놓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2026.10.20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롤리/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전국 뉴스는 다른 언론에서도 다루잖아요. 우리는 지역 뉴스에만 집중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기반으로 신문을 발행하는 뉴스앤옵저버(News & Observer)의 편집 기조다. 3억명의 인구 구성과 연방정부의 책임·권한이 강력한 특징을 가진 미국과 한국의 지역 언론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디어 다변화로 인한 독자 이탈과 광고 수익 감소라는 위기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고민은 닮아 있었다. 미국 지역 언론들은 기존 관행을 과감히 내려놓기 시작했다. 독자 타깃층에 변주를 주고 포기해야 할 것엔 단호하게 결단을 내렸다.
뉴스앤옵저버는 종이신문 1면에 올리던 전국·국제 뉴스를 완전히 들어냈다. 대신 헤드라인 1면을 100% ‘지역 뉴스’로만 채우고 있다. 독자가 원하는 것은 본인이 사는 지역의 생생한 소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새드 오그번 편집총괄은 “과거 우리도 가판대에서 다른 신문들보다 돋보이기 위해 1면 헤드라인과 편집 디자인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였다”며 “지금은 사람들이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 보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화면을 빠르게 스크롤한다. 과거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어 취재와 편집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수익 구조 체질 변화에도 나섰다. 지면 독자보다 디지털 유료 구독자 확보에 나서고, 수익 평가 분석을 통해 지면 발행일도 주 7일에서 6일로 줄였다. 인근의 언론사들은 주 2~3일로 지면 발행일수를 줄여 디지털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앤옵저버는 지면 뉴스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지면의 특수성 때문이다. 미국은 스포츠에 진심인 나라다. 롤리 지역 프로아이스하키팀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의 NHL 스탠리컵 우승을 기념해 특집호를 발행했는데, 신문을 소장하려는 독자가 몰려 금세 동이 나 추가 인쇄를 감행했다. 새드 오그번 편집총괄은 “평소 종이신문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특별한 이슈가 있으면 집에 소장하기 위해 신문을 산다. 종이신문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확인한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취재와 편집 방향 변주는 방송과 매거진, 인터넷 뉴스에서도 이어졌다. 1965년 설립된 워싱턴 DC 시티 매거진 워싱토니안(Washingtonian)은 지역 맛집과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흑자를 내는 몇 안 되는 언론사다. 한국이라면 특집이나 문화 예술 코너에 소개될 만한 기사지만, 워싱토니안은 문화를 메인으로 정치·사회 뉴스는 뒤로 기사를 배치한다.
워싱토니안은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에 있지만, 백악관이나 의회 출입이나 관련 기사에 경쟁하지 않는다. 세리 편집자는 “그런 뉴스는 다른 언론사가 다루면 된다. 우리의 기본철학은 독자들이 재밌어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정보 공유를 목표로 한다. 지역 정보 전달은 우리가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지역전문 전환 ‘악시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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