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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사람 못이겨!” 증명한 유해란, 올해만 메이저 3승 “7년 전 아쉬움, 즐기면서 날렸어요”[SS 스타]

‘즐기는 자’가 최강이다. 나흘 내내 함박웃음을 잃지 않은 ‘메이저 퀸’이 기어이 생애 첫 경험이자 진기록을 수립했다.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4언더파 우승

출전선수 유일 ‘언더파 피날레’ 세계적 기량 뽐내

한 해 ‘美2·韓1승’ 메이저 대회로만 장식 진기록

“5개월 쉬면서 골프 열정 되찾아, 계속 즐길 것”

[스포츠서울 | 여주=장강훈 기자] ‘즐기는 자’가 최강이다. 나흘 내내 함박웃음을 잃지 않은 ‘메이저 퀸’이 기어이 생애 첫 경험이자 진기록을 수립했다.

‘슈퍼루키’에서 ‘세계랭킹 3위’로 성장한 유해란(25·다올금융그룹)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신지애(2008) 김효주(2014) 전인지(2015) 등 한 해에 한국과 미국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있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한 뒤 K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기록을 찾아보기 어렵다. 생애 첫 KLPGA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이 한·미 여자골프 역사에 또 하나의 이색기록을 완성한 셈이다.

유해란은 4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865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제26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바꿨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대회에 출전한 108명 가운데 유일하게 ‘언더파’로 마침표를 찍은 선수로 기록됐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으로 불린 유해란은 2019년 프로 전향과 동시에 ‘슈퍼루키’로 불렸다. 드림투어에서 2연속대회 우승을 따내며 명성을 확인한 그는 2019년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KLPGA투어 우승을 차지해 정규투어에 뛰어들어 신인왕에 등극했다.

2022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개인통산 5승째를 따낸 뒤 LPGA투어에 도전한 그는 2023년 신인왕을 차지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LPGA투어 진출 3년 만인 올해 KMPG 위민스 PGA챔피언십과 아문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잇달아 정상에 올라 한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 ‘2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금의환향한 유해란은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사흘을 버틴 뒤 최종라운드에서 한 수 위 기량을 뽐냈다. 유일한 ‘언더파 기록자’가 이를 증명한다. 빼어난 기술보다 더 눈에 띈 건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는 점. ‘골프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표정으로 증명했다.

한 해에 메이저대회에서만 3승을 거머쥔 유해란은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여서 더 기쁘다”라며 “(아마추어 시절인) 2019년에 좋은 흐름으로 경기하다 17번홀에서 어려움을 겪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베스트 아마추어’로 마무리했는데, 이 때 ‘언젠가 꼭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추억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우승 자체도 기쁘지만, 모처럼 팬들과 만나 경기하는 자체가 즐거웠다. 더 많이 웃고, 동료나 팬들과 더 많이 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즐기면서 플레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동은 습관을 바꾸기 마련인데, ‘많이 웃고 즐기자’고 끊임없이 생각한 게 행동으로 이어진 덕분에 나흘 내내 ‘경쾌한 플레이’로 연결된 셈이다.

즐기는 게 성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강제휴식’ 덕분에 깨달았다. 유해란은 “5월에 작은 수술을 받으면서 5주가량 쉬었다. 골프를 시작한 이래 이렇게 오래 쉰 적이 없다. 쉬면서 ‘내가 골프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고, 열정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쉬는 것도 중요하고, 잘 쉬는 것도 연습이라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돈도 벌고 사랑도 받으니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유해란은 “목표를 장기적으로 크게 세우는 편이 아니”라며 “매 상황 공이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고(웃음) 짧은 퍼트를 놓치지 않는 것에 감사하며 플레이하고 있다. 감각이 좋으니까 잘 유지하면서 힘 닿는 데까지 즐겁게 경기하고 싶다”고 당찬포부(?)를 드러냈다.

유해란의 압도적인 경기력 덕분에 블루헤런GC는 나흘 내내 구름갤러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에 걸맞은 축제 분위기가 ‘진정한 메이저 퀸’ 탄생으로 정점을 찍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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