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자 중앙노보.
“왜 중앙일보를 인수하고자 하십니까?”
중앙일보 노동조합이 중앙일보의 새 대주주가 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6곳 기업에 직접 대화하자며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공문 내용에는 중앙일보 노조가 발표한 편집권 독립 및 100% 고용승계 요구 등을 담은 10대 요구안도 포함된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1일까지 중앙일보의 새 대주주가 되고 싶다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총 10여 곳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숏리스트로 삼프로TV 운영사인 이브로드캐스팅, 다우기술, 오리온, OK금융그룹, 글로벌세아, 남부CC 대주주인 금보개발 등이 추려진 것이다.
이보다 앞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중앙홀딩스의 중앙일보 지분(64.73%) 매각 과정에 지난 8월부터 참여해온 태광그룹도 중앙일보 노조에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23일 대화 의사를 타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노조는 2일 중앙노보를 통해 <노조, 인수 후보군과 대화 창구 연다> 제목의 입장을 냈다. 노조는 숏리스트에 포함된 기업 6곳을 대상으로 “각 인수 후보가 구상하는 중앙일보의 미래를 직접 듣고자 한다. 왜 중앙일보를 인수하려 하는지, 중앙일보를 어떤 언론사로 만들어가고 싶은지, 구성원과 저널리즘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인수 이후 회사에 어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지 등 후보들의 목소리로 듣고 싶다”라고 밝혔다.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 사진=중앙그룹
중앙일보 노조는 이어 “이를 위해 노조는 숏리스트에 포함된 인수 후보 측에 정식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공문을 수신한 인수 후보라면 누구라도 노조에 직접 대화를 요청할 수 있으며, 노조는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됐다. 공문에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매각 대응 TF 논의를 거쳐 마련한 ‘중앙일보의 미래를 위한 10가지 원칙’을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인수의향을 밝힌 기업들이 공개된 이후 지난달 23일 발행한 노보 호외에서 “중앙일보의 새로운 주인은 재무적 투자 여력은 물론 저널리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언론사의 미래를 이끌고 갈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라고 밝히며 10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노조는 △편집규약 제정 및 독립기구 설치 △경영·편집 직군 겸직 금지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 및 직원 100% 고용 승계 △근로조건 변경 시 노사 협의 강화 △기존 복지와 처우 수준 유지 △퇴직연금 재원 100% 확보 △인수금융 최소화 원칙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 제시 △취재 인력 충원 및 저널리즘 역량 강화 △노조와 공식적인 소통 채널 설치 등을 주장했다.
중앙일보 노조는 “공문을 보내기로 한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노조는 이미 복수의 인수 후보로부터 대화와 만남 요청을 받고 있다. 연락해온 일부 후보와만 만난다면, 오리혀 인수 후보 간 형평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노조는 모든 후보 측에 동일한 원칙과 질문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향후 소통 역시 같은 기준과 절차로 진행하기로 헀다”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은 인수에 대한 단순한 열망이 아니다. 인수 후보들이 왜 중앙일보를 필요로 하는지, 언론사를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운영할 것인지, 인수 이후 얼마만큼의 자본을 어떤 방식으로 투입할 것인지 등을 폭넓게 구체적으로 들려주길 희망한다. 또한 편집권 독립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장할지, 구성원들의 고용과 처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중앙일보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지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노조는 그동안 채권단이 주도하는 매각 절차를 존중해왔다. 매각 방식의 결정과 숏리스트 선정 등 매각 절차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으며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를 표명한 적도 없다”며 “노조는 중앙일보의 매각 협상의 주체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이해 당사자다. 이런 관점에서 중앙일보의 인수 후보 측에 노조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이야기하고, 그들이 제시하는 미래 구상을 들어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며, 꼭 필요한 절차다.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인수 후보가 그리는 중앙일보 미래와 우리가 기대하는 중앙일보의 미래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 해시태그
댓글
0